[헬스코치] 다이어트 초기에 긴장감 높이는 6가지 자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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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병원을 찾는 소아비만 아동들의 어머니들의 일부는 왠지 풀이 죽어 보인다. 특히 맞벌이를 하고 있는 엄마들이 유독 그런 경향이 강하다. 심지어 어떤 엄마들은 아이의 눈치를 보기도 한다.

아이 돌보기를 함께 있어주기로 오인케 하고 항상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엄마들에 대해 다양한 자책거리를 만들고 있는 사회문화적 교육환경도 한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런 말로 맞벌이 엄마들을 위로한다. 아이 돌보기는 양이 아니라, 질에 의해서 좌우된다.

누누이 이야기했듯이 아이들의 다이어트는 마음을 바꾸고 습관과 싸우는 힘겨운 과정인데 이를 잘 지도해야 할 엄마가 자신감 저하에 시달린다면 그 싸움의 끝은 불 보듯 뻔할 것이다. 이 세상에 아이를 나쁜 길로 이끌고자 하는 엄마가 없듯 어떤 엄마의 현재상황도 아이를 비만으로 만드는 숙명적인 상황은 없다. 다만 그 상황 앞에서 초라해지고 자신감을 잃은 엄마의 무대책과 무대응이 아이의 절제력을 앗아가고 행동을 산만하게 할 뿐이다.

일단 엄마는 아이가 다이어트에 돌입했으면 보다 강력한 긍정적 자극으로 아이를 이끌 필요가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밀어 부쳐야 한다. 초기에 아이가 다소 힘들어할지라도 엄마의 진심이 전해지고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아이들의 순응도는 금방 상승한다. 이러한 긍정훈련이 아이의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몸맘뇌의 긍정적인 성장 역시 도모한다는 사실이 또 하나의 선물이다. 우리 아이 다이어트 초창기에 아이들의 긴장감을 고양시킬 긍정적 자극들을 소개한다.

허리띠를 채워 배부름을 통제한다
비만 어린이 가운데는 허리띠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살찐 몸 때문에 허리가 쬐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이 원하는 고무줄 바지나 허리띠 없는 옷만 입혀서는 곤란하다. 허리띠는 배부름을 통제하고, 배 부위를 자극해 소화나 뱃살 자극을 돕는 등의 꽤 훌륭한 다이어트 효과를 제공한다. 따라서 일단 아이가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면 아이의 옷은 모두 허리띠를 채우는 것으로 입혀라. 이때 단단한 가죽 허리띠가 제격이다. 약한 천 끈으로 묶는 원피스나 고무줄 바지는 금물이다.

매끼마다 음식 일기를 쓴다
행동교정 비만치료에서 가장 탁월한 방법이 음식일지를 쓰는 것이다. 음식을 먹기 전, 혹은 먹은 후에 반드시 자신이 먹은 음식을 기록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자신이 얼마나 음식을 먹는지, 어떤 음식을 먹는지를 꼼꼼히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면 아이의 음식통제력과 계획성은 급격히 상승한다.

▲ 음식 일기 예시.

끊임없는 자극들로 지루함을 없앤다
소아비만 어린이 가운데는 심심함을 음식으로 푸는 경우도 흔하다. 아이들에게는 지루함을 참는 훈련을 시키는 것보다는 지루함을 잊을 수 있는 건전한 여가활동, 취미를 더 마련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아이들의 몰입 능력은 때로 어른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아이의 적성에 맞는 취미생활은 배고픔과 그로 인한 짜증과 고통을 잊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대상이 된다. 바깥에서 즐기는 신체활동들이 더 유익하지만, 집안에서 즐길 수 있는 퍼즐이나 각종 만들기의 취미거리를 다양하게 마련하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

좀 적다 싶은 새 옷을 사준다
지나치게 적은 옷은 아이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도 있겠지만, 적절히 죄는 옷은 아이에게 다이어트의 동기를 제공하는 좋은 대상이다. 다소 죄는 옷이라면 1kg 감량만으로도 헐렁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해서 옷이 크게 느껴지는 느낌은 매우 큰 다이어트의 동기를 제공한다. 자라는 아이라고 큰 옷만을 사주는 일은 아이에게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살을 빼면 전에는 입지 못했던 사이즈의 새 옷을 사주라. 이런 보상행위가 아이의 살을 빼는 심리적 에너지로 작용한다.

거울을 자주 보게 한다
거울을 본다는 것은 자신의 체형과 외모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준다. 다이어트를 하며 살이 빠지는 것을 느끼고 관찰할수록 아이의 다이어트 의욕도 충만해진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날씬한 다른 사람보다는 살이 빠지고 있는 지금의 자신의 모습에 집중하는 태도가 더 바람직한 태도이다. 몰론 아이가 연예인의 예쁜 몸을 닮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렬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굳이 말릴 필요가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약간의 감량 실패 때에는 이런 비교가 아이의 자존감을 다치게 할 수도 있음을 엄마가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긍정적인 말하기를 연습시킨다
‘난 안돼, 난 할 수 없어’같은 부정적인 말이 입 밖으로 나오고, 반복되면 어느새 그 말로 인해 감정적 에너지도 급격히 떨어지고 만다. 다이어트 기간은 높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기간이므로 주변에서는 더욱 더 긍정적인 말과 칭찬, 격려의 말이 넘쳐나야 한다. 부모가 우선 긍정적으로 말해주고, 아이의 말버릇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타일러라. 아이가 ‘난 안 돼, 하기 싫어’라고 말할 때, 가만히 놔두지 말고 ‘할 수 있어, 하면 좋은 일이 생길 거야’와 같은 말로 부정적 발언을 제한하고 중화시키기 바란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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