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돈벌기] 감정가보다 1억 싸게 갈비집 낙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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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으로 15년간 다니던 회사에서 퇴직한 김기풍(48)씨는 법원경매로 점포를 마련, 창업에 성공했다.

창업 예상자금은 1억8천만원. 아내와 함께 갈비집을 내기로 했다. 지역은 서울 중구 신당동 네거리 쪽으로 낙점했다. 하지만 임대료와 권리금이 만만치 않았다.

목이 괜찮은 35평짜리 갈비집이 보증금 2천만원, 월세 2백만원이었고 권리금이 8천만원이나 붙어 있었다. 여기에 시설비를 감안하면 2억원 이상은 들어갈 것 같았다.

金씨는 경매에 눈을 돌렸다. 입찰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시세보다 30~40% 싼 가게를 구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

잘만 하면 임대할 돈으로 아예 점포를 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권리금을 줄 필요도 없고, 해마다 임대계약을 하는 번거로움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경매전문 컨설팅업체 도움을 받아 신당동의 대지 35평, 건평 40평인 1층 점포를 찾아냈다.

감정가가 2억4천6백만원이었으나 세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1억2천만원까지 주저앉은 물건이었다.

목이 좋아 장사가 잘 되기로 소문난 곳인데 갈비집 주인이 무리하게 주식투자를 하다가 실패해 경매에 나온 것이었다. 金씨로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권리관계도 깨끗해 낙찰하면 추가로 들어갈 비용은 없었다. 金씨는 지난 3월 1억3천만원을 써내 이 물건을 낚아챘다. 세금.경매비용 1천만원을 합쳐 총 1억4천여만원을 투자했다.

낙찰 후 평당 80만원의 비용을 들여 손질했다. 밖에서 가게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통유리를 설치하고 간판도 새로 달았다.

도배와 장판을 다시 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테이블은 모두 16개. 각종 주방집기와 시설을 꾸미는데 3천2백만원이 들었다.

요즘 金씨는 신바람이 난다. 아내와 함께 일하다 보니 직장에 다닐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가족간의 사랑이 새록새록 싹튼다.

지난 5월 영업을 시작한 뒤 월평균 매출은 2천5백만원. 재료비와 인건비를 빼고도 매월 8백여만원의 고정수입을 얻고 있다. 월 수입이 직장 다닐 때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요즘 경기침체로 매상이 조금 줄어들긴 했으나 2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것 같다.

수리를 한 뒤 점포 가치도 올라 2억7천만원은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말했다.

도움말 : 유승컨설팅(02-5949-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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