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다이 포 〉외 주말의 TV일요 영화

중앙일보

입력

투 다이 포- MBC 밤 12시20분

미디어에 중독된 현대인 풍자

'톰 크루즈의 아내' 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던 니콜 키드먼이 연기자로서 우뚝 선 작품이다. 인형같은 외모가 연기의 폭을 제한했었지만 이 작품에선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다.

야망에 불타는 앵커우먼의 작위적인 모습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영화의 재미는 미국 방송계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데 있다. 어릴적부터 스타급 방송인을 꿈꾸던 수잔은 이탈리아 식당의 주인 아들과 결혼한다.

하지만 곧 결혼이 실수였음을 깨닫는다. 마을의 케이블 방송사에서 심야 일기예보 진행을 맡은 뒤로 수잔의 야망은 점점 커져간다. 그런데 남편 래리는 수잔을 집안에만 묶어두려 한다.

결국 수잔은 취재 대상이었던 학생들을 이용해 남편 살해 계획을 세운다. 야망을 쫓아 맹목적으로 달려가는 수잔은 매스 미디어에 중독된 현대인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보여준다.

또 O.J 심슨 사건까지 인용하며 미디어 중독증에 걸린 미국 사회의 뒤틀린 권력구조를 꼬집는다.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혔던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영화. 한때는 밴드를 만들어 음악활동을 했으며, 그룹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뮤직비디오를 찍기도 했다. '굿 윌 헌팅' '아이다호' 등 그의 작품은 주로 사회의 주류에 편입되지 못하고 변두리를 맴돌며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쓸쓸한 기록이다. '투 다이 포' 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

미러클 워커- EBS 오후 2시

앤 설리번의 열정과 사랑

'보니 앤 클라이드' 로 유명한 아서 펜의 1962년작. 헬렌 켈러의 스승으로 유명한 앤 설리번의 일대기를 다뤘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시청자의 감정도 고조되겠지만, 영화는 감상적인 측면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

미국 문화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시했던 감독은 작품을 통해 미국의 신화를 재평가했다.
또' 미라클 워크 '처럼 역사 속 인물을 통해 도덕적 표본을 제시하기도 했다.

주연을 맡은 앤 밴크로프트와 듀크는 브로드웨이에 올린 같은 내용의 연극에서 1년 이상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원제 Miracle Worker.62년작. ★★★

파우더 KBS1 밤 11시20분

사고로 초능력 얻은 소년

1950~60년대 유행하던 B급 영화의 소재를 답습한 작품. 배경을 현대로 옮겼지만 새로운 점은 별로 없다. 사고로 천재가 된 초능력 소년의 이야기다. 선천적 백피증에 걸린 파우더는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하얗다.

파우더를 임신한 만삭의 상태에서 어머니가 벼락을 맞아 죽었기 때문이다. 파우더의 아버지는 이런 아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국 조부모의 보살핌으로 자란 파우더는 오로지 책에 파묻혀 지내는데…. 원제 Powder.감독 빅터 살바, 주연 신 패트릭 플래너리. 95년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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