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이봉주, 3일 후쿠오카서 재기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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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30.삼성전자)가 다시 출발선에 선다.

통한의 시드니올림픽 후 두 달만에 갖는 재기무대는 3일 열리는 후쿠오카마라톤. 이봉주는 4년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의 아쉬움을 떨치고 우승했던 인연을 떠나 선수 개인으로서 반드시 재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야하는 무거운 부담을 안고 나선다.

코오롱과 결별 후 처음 뛴 지난 2월의 도쿄마라톤이 `홀로서기'의 심판대였다면 후쿠오카 레이스는 `국민 마라토너'의 명예가 걸린 `벼랑 끝' 승부인 셈이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30일 출국한 이봉주의 눈빛에선 그 어느 때보다 투지가 서렸다. 되도록 말을 아꼈지만 "이번에 꼭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다짐만은 잊지 않았다. 이봉주는 "세계 최정상의 선수들과 멋진 경쟁을 통해 시드니의 불운을 잊겠다"면서 "올림픽에서 상당한 실망을 느꼈던 팬들에게 다시 다가서고 싶다"고 절박한 심경을 피력했다.

그는 특히 "레이스에 대한 모든 판단은 팀이 아닌 선수의 생각에 달렸다"며 대회 출전이 무리라는 일부의 우려를 일축했다.

이봉주는 이번이 명예회복의 계기인 만큼 기록이 아닌 순위에 목표를 맞췄다. 지난해 챔피언인 시드니올림픽 우승자 게자헹 아베라(에티오피아)를 비롯, '98베를린마라톤에서 역대 2위기록(2시간6분5초)으로 우승한 호나우두 다 코스타(브라질), 지난해 도쿄마라톤에서 역대 4위기록(2시간6분33초)을 세운 거트 타이스(남아공), 역대 7위기록(2시간6분47초) 보유자 프레드 키프로프(케냐)가 주요 경쟁상대들.

세계 톱클라스와의 레이스에서 최후의 승자로 살아남기 위해 이봉주는 10월20일부터 충남 보령과 경남 고성을 옮겨 다니며 1주일에 350㎞를 뛰는 강훈련을 소화한 뒤 27일부터 식이요법을 시작, 마무리에 들어갔다.

오인환 코치는 "40㎞ 지점 오르막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보고 이 점에 총력을 울였다"며 "이번 대회는 이봉주의 건재를 알리는 재도약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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