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옆에 광양, 들러 가셔야죠 … 서커스로 손짓하는 철의 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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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 개막하는 여수엑스포 동안 이웃 도시인 광양에서는 국제 규모의 아트서커스 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한국 서커스팀인 카르마가 공연할 ‘운명의 랩소디’의 한 장면. [사진 광양시청]

10일 오후 1시쯤 전남 광양시 국제여객선터미널 뒤편의 공사 현장. 건설사 직원 6명이 가로 35m×세로 15m의 대형 텐트를 세우느라 분주했다. 크레인 위에 올라탄 직원 2명은 높이 7.1m의 텐트 상단에 PVC(폴리염화비닐)로 코팅된 천막을 씌우고 있었다. 이 텐트는 다음 달 12일 개막하는 ‘광양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의 조직위원회 사무실로 쓰인다. 광양시 관계자는 “6개 나라에선 온 서커스단이 93일간 펼칠 화려한 서커스쇼와 예술공연을 총지휘할 중심”이라고 소개했다.

 ‘철(鐵)의 도시’로 불리는 광양시가 문화·관광도시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얼핏 기존 도시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서커스’와 ‘예술’을 통해 여수 엑스포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11일 광양시에 따르면 다음 달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이순신대교에 인접한 국제여객선터미널 뒤편에서 대규모 서커스쇼가 펼쳐진다. 명칭은 ‘광양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로 공연기간은 여수 엑스포 기간과 똑같이 맞췄다.

 조춘규 광양시 관광진흥과장은 “광양과 여수가 인접해 있기 때문에 좋은 볼거리만 준비하면 여수 엑스포 관광객들을 광양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국제 규모 행사답게 세계 정상급의 아트서커스단 6개 팀이 참여한다. 국가별 공연 작품은 디아블로(미국)와 엘리멘탈(영국), 갈툭(스페인), 아고라(슬로바키아), 서유기(중국), 카르마(한국) 등이다. 조 과장은 “참가 팀들은 모두 세계 최고의 곡예기술과 예술성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고 소개했다.

 행사 동안 현란한 무대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진 예술 곡예가 총 200회에 걸쳐 공연된다. 공연장은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1615석 규모의 빅톱(Big Top·대형 천막) 2개 관에 극장형 내부시설과 초대형 무대로 꾸며진다.

 이 행사를 성사시키는 데에는 마찰도 적지 않았다. 이성웅(69) 광양시장이 지난해 5월 여수 엑스포와의 연계 행사로 서커스를 결정하자 반발이 거셌다. “수많은 이벤트 중 왜 하필이면 도시 이미지와도 맞지 않는 서커스냐”는 지적이 많았다. “서커스는 저급하다”는 인식도 큰 장애물이었다. 8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탓에 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은 단순 서커스 공연이 아닌 예술과 결합한 화려한 ‘아트서커스’로 방향을 바꿨다. 문화·관광도시로의 새로운 도약과도 맞아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또 수익성도 있다는 판단이다. 200회 공연의 전체 좌석(33만9150석) 중 60%(20만3000석)만 차도 입장료가 53억원이나 돼 흑자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광양시 측의 설명이다.

 이 시장은 “엑스포 효과와 이순신대교 개통에 따라 페스티벌 관람객 등 300만 명이 광양을 찾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광양의 탈바꿈과 경제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최경호 기자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

기간 : 5월 12일~8월 12일(93일간·여수엑스포 개최 기간과 동일)

장소 : 광양항 국제여객터미널 앞(이순신대교 인근)

공연 단체 : 6개 국가 서커스팀

주제 : 문화와 자연·산업이 함께하는 빛과 에너지의 축제

행사 : 아트서커스 공연 200회, 전시·문화예술·학술행사 등

공연 횟수 : 평일 1∼3회, 주말·휴일 3∼4회

사업비 : 80억원 자료 : 광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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