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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소녀 김단비 “우승 축하주 못 마셨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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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신한은행 ‘미녀 삼총사’가 9일 여자농구 시상식을 마치고 서울 남산공원에서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김연주(왼쪽)는 우수 후보선수상을 받았고, 최윤아(가운데)와 김단비는 베스트 5에 선정됐다. [김성룡 기자]

세 미인의 수다는 끊임이 없었다. 신한은행이 여자프로농구 6연속 우승을 차지한 뒤 불과 열흘 만에 만났는데도 무슨 할 얘기가 그리 많은지…. “영화 ‘건축학개론’이랑 ‘언터처블’이 재미있더라” “예능 프로그램 고쇼(GoShow) 첫 회에 조인성이 나왔다” 등이 대화의 주 소재였다. 여자프로농구 시상식 때문에 정장을 차려입은 서로를 보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9일 시상식이 열린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신한은행 ‘미녀 삼총사’ 최윤아(27·1m65㎝), 김연주(26·1m78㎝), 김단비(22·1m80㎝)를 만났다.

 ◆“너무 힘들어 술 안 들어가”

 지난달 31일 새벽. 신한은행 선수들은 모처럼 술 마시고 노래를 부르며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2007년부터 6년 연속 벌이는 우승 파티지만 싫증이 날 리 없다. 30일 청주에서 열린 KB스타즈와의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신한은행 선수들은 압구정동의 노래주점을 빌려 새벽 3시까지 파티를 즐겼다.

 주량이 세지 않은 최윤아도 “그날은 꽤 마셨다”고 했다. 와인을 즐겨 마신다는 김연주는 술병을 들고 와 김단비에게 “언니가 주는 술 받아야지”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권했다. “소주 두 병 먹으면 좀 알딸딸해진다”는 김단비가 웬일인지 거절했다. “(변)연하 언니 막느라 너무 힘들어 술이 안 들어간다”는 게 이유였다.

 이젠 달콤한 휴식이 기다리고 있다. 선수단은 이달 말 우승 기념으로 하와이 여행을 떠난다. 그 전까지 서로 연락이 닿는 사람끼리 여행도 가기로 했다. 김단비와 김연주는 “2008~2009 시즌 마치고 언니들과 남이섬에 놀러 갔던 게 제일 기억나요”라고 했다.

 ◆김연주 “이상형은 조인성”

 최윤아와 김연주는 결혼 적령기가 됐다. “며칠 전 소개팅을 했다”는 김연주는 “다들 제가 눈이 높다고 하네요. 이번에도 잘 될지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이상형으로 배우 조인성을 꼽으며 “꼭 기사로 써달라”는 귀여운 부탁도 했다.

 남자친구와 3년 전 헤어졌다는 최윤아는 “당분간 학교 생활에 충실해야죠”라고 짧게 말했다. 최윤아는 대전 한남대 생활체육학과 2학년이다. “결혼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남자와 서른 살쯤 하고 싶어요. 이상형은 박해일”이라고 했다. “제 돈은 시집갈 때 부모님 다 드리고 갈 생각이에요”라는 최윤아의 말에 김연주가 “언니, 효녀예요”라며 감탄했다. 김단비는 “남자친구요? 비밀이에요”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외모에도 신경 쓸 나이다. 이날 시상식을 위해 짙은 화장을 한 최윤아는 “이젠 화장을 안 하면 민폐예요. 시즌도 끝났으니 외출할 때는 꼭 화장하고 다녀야죠”라며 웃었다. 옆에 있던 김연주도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단비는 아직 어려서 화장 안 해도 예쁘다”며 부러워했다. 아직 화장이 서툰 김단비는 “아이라인 그리는 게 힘들어요. 눈꼬리가 자꾸 이상해진다니까요”라며 언니들의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우승 못 할 수도”

 “신한은행의 독주로 여자농구가 재미없다”며 말이 많다. 셋은 한결같이 “땀으로 이룬 성과인데 그런 말 들으면 서운해요”라고 했다. 김연주는 “예전에 해태가 계속 우승한다고 해서 프로야구 인기가 없었던 건 아니잖아요”라며 “오히려 기록을 계속 이어가면 그것도 흥밋거리 아닌가요”라는 논리를 폈다.

 신한은행의 고비는 다음 시즌이다. 하은주와 이연화가 올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날 수도 있다. 10일엔 위성우·전주원 코치가 우리은행으로 간다는 뉴스가 나왔다. 최윤아는 “솔직히 내년엔 우승 못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신한은행이 쉽게 무너지는 팀이 아니라는 건 보여줘야죠”라며 의지를 다졌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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