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불법대출 고대 경영인·벤처클럽 '울상'

중앙일보

입력

''착잡합니다 - '' .

정현준.진승현 사건 등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의 핵심 인물들이 졸업한 고려대 경영대와 벤처업계에 종사하는 동문 모임인 ''고대벤처클럽'' 은 자신들의 이미지가 손상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으로 구속된 정현준씨는 1993년 경영대 무역학과에 편입, 95년 졸업했다. 열린금고 사건으로 도피 중인 진승현씨도 무역학과 93학번으로 2학년을 마쳤다.

최근 파격적인 대학 홍보 전략을 구사하면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고대 경영대는 陳씨 사건이 연일 언론에 크게 보도되자 홍보 효과가 떨어질까봐 걱정하는 눈치.

''창조적 파괴'' 를 모토로 홍보전에 나선 고대 경영대는 일간지에 ''애인을 울려라'' 등의 전면광고까지 내보냈다. 이런 ''대변신'' 을 위해 기업과 동문들로부터 약 5백억원의 후원금도 모았다.

28일에는 서울의 올림픽공원에서 대입 수험생들을 상대로 경영대 입시설명회를 겸한 청소년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필상(李弼商.53) 경영대학장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 며 "편법을 동원해 돈을 버는 것이 관행화한 시장 현실은 고쳐져야 한다" 고 말했다.

고대 벤처클럽도 지난달 정현준씨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는 등 홍역을 치렀다.

정현준.진승현씨가 회원이 아닌 데도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만으로 눈총을 받은 것. 벤처클럽 관계자는 "최근 사건으로 벤처기업 자금줄이 막혔다는 말을 들을 때면 미안하기도 하다" 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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