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카지노 한사람당 평균 33만원 잃어

중앙일보

입력

강원도 정선 폐광촌에 분 카지노 열풍이 예상보다 뜨거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카지노측은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지역경제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미 여러차례 지적된 것처럼 고액 탕진과 도박 중독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각했다.

28일로 개장 한달을 맞는 정선 스몰카지노장의 총 입장객 수는 하루 3천6백여명꼴인 10만5천여명. 당초 예상했던 하루 입장객 1천5백~1천8백명의 두배 이상이다.

그 결과 총 수입도 당초 예상의 3.5배 이상으로 늘어난 3백5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장객 한 사람당 평균 33만원씩 잃은 셈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당초 하루 수입을 슬롯머신은 대당 3천회, 테이블 게임은 60%의 가동률을 예상해 3억여원으로 책정했으나 슬롯머신은 1만회 이상, 테이블 게임은 1백% 가동되면서 크게 늘었다" 고 말했다.

하루 평균 5억원이 넘는 테이블 게임의 경우 수입의 60% 이상이 2층 VIP룸(3천만원 이상 소지자 대상) 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원랜드측이 추정한 총 수입 대비 경상이익은 40% 정도. 개장 한달 만에 1백4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이다.

지역경제에의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

평일에도 만원을 이루는 숙박업소를 비롯, 음식업소와 택시.주유소 등은 카지노 개장 이후 50~2백%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지역주민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업종은 사정이 달랐다. 고한읍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李모(47.여) 씨는 "카지노장 개장 이후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다" 며 "주민들의 카지노 출입 제한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고 말했다.

강원랜드측은 카지노 세전 수익의 10%가 이 지역 자치단체에 개발기금으로 지원돼 지역경제 기여도가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지노장 개장으로 '한탕' 을 꿈꾸다 수천~수억원의 재산을 날리거나 장기간 체류하며 도박에 빠지는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한번 오면 4~5일씩 머무른다는 韓모(32.자영업) 씨는 "그동안 다섯번 와 5천여만원을 잃었다" 며 "장기 체류자가 3백명을 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이같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지난 6일부터 지역주민 출입 통제를 강화하고 17일부터는 배팅 액수를 줄이는 등 대책을 마련했으나 미흡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국대 관광경영학과 이충기(李忠基.43) 교수는 "주민 출입을 법으로 금지시켜야 한다" 며 "정부 차원에서 관리.감독해 부작용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고 말했다.

또 아직은 심각성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2002년 메인 카지노장이 개장되면 주변 지역의 유흥업소 운영권과 매춘 등을 노린 폭력조직간의 이권 다툼과 무질서 등이 예상되는 만큼 치안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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