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거짓말하는 정치인을 혼내키는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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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투표에 참여해야죠! 거짓말을 남발하는 ‘정치인을 혼내키는 방법’은 투표밖에 없잖아요?” “무책임한 공약으로 유권자를 현혹하는 ‘후보자를 혼내키려면’ 꼭 투표해야죠!” 중앙선관위 조사에서 유권자의 60%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하는 등 4·11 총선을 앞둔 국민의 각오가 매섭다.

 누군가를 “혼내키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혼내키고’는 잘못된 표현이다. ‘혼내고’ 또는 ‘혼내 주고’로 바루어야 한다. “정치인을 혼내키는 방법” “후보자를 혼내키려면”도 ‘혼내는’ ‘혼내려면’으로 고쳐야 어법에 맞다. ‘혼내 주는’ ‘혼내 주려면’이라고 해도 된다.

 사전에 ‘혼내키다’란 단어는 없다. 호되게 꾸지람을 하거나 벌을 주다는 동사는 ‘혼내다’이다. “유권자는 정치인이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이끌고 혼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방선거에선 누구를 뽑는 게 아니라 누구를 혼내는 응징투표 성향이 나타났다”처럼 써야 한다.

 ‘혼내키다’와 더불어 잘못 사용하는 말로 ‘놀래키다’도 있다. 남을 놀라게 하다는 뜻의 ‘놀래다’를 입말에서 ‘놀래키다’로 흔히 쓰지만 이는 표준어가 아니다. ‘놀래다’의 충청도 지역 방언이다.

 “그의 정계 은퇴 선언은 유권자들을 깜짝 놀래켰다” “마치 온 국민을 놀래키려고 발표한 담화문 같았다” “정계를 두 번 놀래키는 사건이었다”처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놀라게 했다’ ‘놀래 주려고’ ‘놀라게 하는’과 같이 표현하는 게 바르다. ‘놀래키다’를 단순히 ‘놀래다’로 고칠 경우 문장이 어색해질 수 있으므로 문맥에 따라 ‘놀라게 하다’나 ‘놀래 주다’ 등의 형태로 바꿔 주면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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