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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여기가 맛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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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사람들이 여의도하면 아파트와 건물밖에 없는 삭막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알고보면 여의도라는 섬은 숨겨진 맛집으로 가득차 있다.

5호선 여의도역 5번 출구로 나와 여의도 백화점을 찾자.

여의도 백화점 전후좌우로는 각종 금융회사가 포진해있다. 이 동네가 증권거래소 뒷동네, 바로 여의도의 핵심역량인 증권가다. 여의도의 맛있는 집들은 이 부근부터 KBS 별관에 이르는 구역에 포진해 있다.

가장 찾기 쉬운 곳이 맞은편에 보이는 여의도백화점 지하의 음식백화점. '음식백화점'이라는 간판을 발견하고 지하로 가는 계단을 내려가면 복잡한 식당가가 나온다. 길 잃어버릴 정도로 크고 작은 식당들이 빽빽히 들어차 있는 식당가다. 이중에서 두집을 꼽자면 전주집과 일억초밥을 꼽겠다.

계단을 내려오자마자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쭉 걷다가 막다른 길이 나오면 다시 오른쪽으로 턴해서 걷는다. 걷다보면 '냉콩국수·손칼국수·비빔국수' 세가지를 전문으로 내건 전주집이 나온다. 여기는 한여름에는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이름난 콩국수집이다.

그렇지만 본 기자의 국수사랑이 맘에 안 드는 독자를 위해 일억초밥을 더 중점적으로 안내하겠다. 전주집을 스쳐지나면 그 길 끝에 있다. 번듯한 의자나 테이블이 있는 집이 아니라 한켠에 바(Bar)만 만들어놓고 초밥을 파는 집이다. 평일 점심에 가면 샐러리맨의 허기진 위장을 위해 생선에 비해 밥을 좀 많이 쥐어준다. 이때는 제대로 된 초밥이라기보다는 배부르게 먹는 초밥을 만나는 셈이다.

그렇지만 점심시간이 지난 후나 주말께에 가면 밥을 좀 적게 쥔 고급 일식점에서 맛볼 수 있는 초밥을 먹을 수 있다. 가격은 1인분에 7천원. 스넥코너의 다른 식당을 생각하면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고급 일식집의 생선초밥과 비교하면 꽤 저렴한 가격이다.

입에 짝짝 달라붙는 환상의 맛은 아니지만 언제나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가격 대비 효용. 가격에 비하면 흠잡을 데 없이 맛있다. 제대로 맛을 보려면 평일 점심시간에는 안 가는 것이 낫다. 아무래도 초밥을 하나 쥐어도 좀 여유있게, 정성껏 만드는 게 나을테니 혼잡한 시간은 피해서 가자. 토요일 저녁이라면 여유 만만일 거다. 곁들여주는 오뎅국도 푸짐하고 뜨끈한 게 좋다. 일반적으로 초밥에 같이 나오는 된장국보다 어쩌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증권전산 건너편쪽의 '대여'죽집이나 KBS 별관근처 '초정'의 가정식백반, 여의도의 별미집 '너섬가' 등 이 근처에는 알짜배기 맛집이 너무나 많다. 최고로 신선한 쥐치와 옥돔회를 전문으로 파는 횟집도 있지만 너무 가격이 부담스러워 여기서는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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