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 최고] 천안 두정동 중식당 ‘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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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요리 전문식당 ‘逍風(소풍)’을 소개합니다. 천안시 두정동 e편한세상 아파트 정문 앞에 있는 ‘소풍’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배달은 하지 않습니다. 맛으로 승부하는 중식당 이기에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들이 많습니다. 자장면·짬뽕·탕수육, 이름은 같지만 전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장찬우 기자

‘소풍’의 음식은 특별하다. 최태원 사장은 15년 동안 변화하는 손님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 개발을 위해 노력했다. [사진 소풍]

소풍의 주인장 최태원(45)씨는 나이 서른에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기업을 때려 치우고 중식당의 주방 보조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IMF 시절 나이 든 선배들이 구조조정으로 퇴출당하는 꼴을 더 두고 보기가 싫었어요.” 이렇게 무작정 직장을 그만두고 새롭게 세운 목표가 중식당 사장이었다는 군요. 이후 그는 어떻게 하면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고민하며 15년 이라는 세월 동안 주방을 지키는 중식당 사장이 됐습니다.

 아산시 탕정면에 유명한 중식당이 하나 있었습니다. 허름한 건물에 보 잘 것 없는 중국집이었지만 단골손님이 많았습니다. 특히 이 집 짬뽕과 탕수육은 “중독성이 있다” 할 만큼 인기가 높았습니다. 이 중국집 사장이자 주방장이 바로 최근 천안시 두정동에 소풍을 오픈한 최씨 입니다. 그는 여전히 손님들 입맛에 맞는 음식을 개발하느라 바쁩니다. 이미 많은 식객들이 최씨의 손맛을 인정하고 있지만 그는 아직도 배가 고픈가 봅니다.

 최씨는 “시대에 맞는 음식을 개발하는 것은 요리사의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20년 전 맛있는 음식이 오늘도 맛있는 음식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는 지금도 틈만 나면 전국의 유명하다는 중식당을 찾아 다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웬만한 음식은 한 번 맛보면 바로 흉내 낼 만큼 경지에 도달했지만 그는 남이 개발한 음식을 그대로 흉내 내기를 거부합니다. 그동안 쌓아 온 경험과 소신, 음식에 대한 철학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의 가게를 가진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재료상에서 야채나 양념을 사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손수 재료를 고르고 양념도 직접 만들어 씁니다. 고추나 양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때도 그는 한사코 ‘국내산’만을 고집했습니다. 누구보다 음식 재료를 아끼는 방법을 잘 알고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하얀 해물소스가 덮인 해물쟁반짜장은 소풍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요리입니다. 코스요리 가격도 다른 차이니스레스토랑 보다 저렴합니다. 그릇을 비우고 만족해 하는 손님을 바라보는 행복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요리사를 따로 두지 않고 직접 요리를 만듭니다. 오랜 기간 연구하고 노력해 개발한 음식이기에 아직은 다른 요리사에게 주방을 내 줄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소풍은 번화가 대로변에 있지 않습니다. 골목길에 숨어 있어, 가게를 찾을 수나 있을까 걱정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러나 “오로지 맛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최씨의 의지가 통했는지 개업 한 달 만에 새로운 단골이 엄청 많이 늘었다는 군요.

 그는 15년 전 친척의 소개로 호텔에서 처음 요리를 배웠습니다. 그는 남들이 몇 년에 걸쳐 배울 요리를 1년 만에 모두 마스터했습니다. 그를 가르친 요리사들도 모두 놀라워했다고 합니다. 요리에 대한 그의 열정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문의 041-523-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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