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홈페이지 HOT 팬 항의글로 마비

중앙일보

입력

"H.O.T가 10대들의 우상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이 정도까지 열성팬들이 많은 지는 몰랐어요."

서울 강남경찰서가 20일 술을 마신 뒤 운전하다 접촉사고를 낸 인기 댄스그룹 H.O.T의 멤버 강타(본명 안칠현.21)를 불구속 입건하자 이 경찰서 홈페이지에 연일 10대들의 항의 메일이 폭주, 컴퓨터시스템이 마비될 지경이다.

이 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코너에는 20일 H.O.T 팬들의 항의 메일이 2천여건 올라온 데 이어 21일에는 1천여건에 이르고 있으며 '열린 경찰서' '방명록' 등에도 수천여건의 항의 메일이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2시30분께는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이 되기도 했다.

특히 이 경찰서 민원실에는 H.O.T의 팬으로 보이는 10대 소녀들의 항의 전화가 폭주해 직원들이 전화를 받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H.O.T팬들이 보내는 항의 메일은 "강타 오빠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 "강타 오빠 밥은 먹었나요.건강은 어때요" "합의는 했나요"라는 글부터 심지어는 "음주운전이 뭐가 죄야"는 글까지 올라와있다.

여기에 '안티 HOT'와 HOT팬 사이에서 강타의 음주운전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도 벌어져 점입가경이다.

경찰 관계자는 "HOT가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전에 10대 팬들의 항의 메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면서 "아무리 팬들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타는 이날 오전 6시1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H고교 앞길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102%상태로 자신의 그랜저XG 승용차를 몰고가다 신호대기중이던 영업용 택시의 왼쪽 뒷범퍼를 들이받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연합) 김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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