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25일부터 휠체어 연맹전 돌입

중앙일보

입력

리컴 메디컬 이성근(38)사장과 구근회(45)실장은 25일 시작될 휠체어 농구연맹전을 앞두고 가슴이 설렌다.

이씨는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던 1982년 훈련 도중 부상으로, 구씨는 67년 학교 운동장에서 농구를 하다가 농구대에 깔리는 사고로 척추 장애인이 됐다.

이들은 1급 장애인으로 장애시설 체육교사 등으로 일하다 92년 장애인 용품을 판매하는 리컴 메디컬을 세웠다.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의 회사였다.

두 사람 모두 운동 때문에 장애가 생겼지만 운동을 통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졌고, 리컴은 94년 휠체어 농구팀을 창단했다.

리컴팀은 정립회관 등 재활기관을 제외하고는 첫 휠체어 농구팀으로 창단 후 2년여 동안 거의 전승을 기록하며 국내 장애인 스포츠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6년이 지나면서 한국 휠체어 농구팀은 12개로 늘었다. 휠체어 농구를 관장하는 연맹이 생겼으며 용인대에서는 비장애인이 휠체어 농구 지도를 위해 팀을 만들었다.

장애인 복지 후진국으로 오명을 받는 한국이지만 휠체어 농구에서는 일본.호주와 아시아.태평양지역 우승을 다툴 정도로 강국이 됐다.

리컴 메디컬 휠체어 농구팀은 최근 주전 선수들이 다른 팀의 코치로 나서고 경제난으로 회사가 어려워져 강팀 대열에서 탈락했다.

'휠체어 위의 허재' 로 불리는 노장 국가대표 임찬규(37)씨가 근근이 팀을 이끄는 실정이다.

그러나 팀 단장인 이씨와 감독을 맡은 구씨는 경기의 승패를 떠나 '장애인 모두의 승리' 에 즐거워하고 있다.

휠체어 농구연맹전은 25, 26일과 다음달 2, 3일 일산 홀트복지타운 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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