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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이렇게…] 아파트 개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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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돈을 들여 집이나 건물을 리모델링했는데 효과가 별로 없다면 이처럼 기분 나쁜 일은 없을 게다.

어렵사리 아파트를 고쳤으나 요란스럽기만 하지 공간의 활용도가 떨어지고 색채조화가 제대로 안돼 도리어 고민에 빠진 주부들을 적지않게 만난다. 다 비(非) 전문가에게 일을 맡긴 결과다.

따라서 집안을 개조할 때 까다로운 여자를 다루듯 조심스레 정성을 다해야 한다. 마구잡이로 헐어내고 새로 고친다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부분만 개조하더라도 전체적인 조화가 잘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주택 리모델링의 핵심이다.

주택의 리모델링은 경제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편리성과 심리적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 한신 아파트는 이런 원칙을 적용해 리모델링했다.

자영업을 하는 鄭모(54)씨는 지난 10월 초 2억9천만에 44평형 아파트를 구입했다. 입주한 지 5년밖에 안된 집인데도 공간구조와 마감재가 구식이었다. 게다가 관리가 제대로 안돼 재산가치 하락은 물론 활용성도 떨어졌다.

평수에 비해 방이 좁은 것도 문제였다. 일단 별도의 발코니가 붙어있는 딸아이 방과 대학생 아들이 쓰는 작은 방을 고쳤다. 발코니를 방으로 확장해 피아노(딸아이 방)와 책상(아들방)을 놓아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거실쪽 발코니는 보통 문틀을 떼어내 확장하지만 이 집의 경우 거실벽과 문틀은 그대로 두고 바닥만 거실 높이로 맞췄다.

바닥에는 보기 좋게 대리석 타일을 깔고 새시는 전통문양을 접목시킨 창을 달아 분위기를 냈다.

안방에는 낡은 장롱을 없애고 붙박이장을 설치했다. 다소 썰렁했던 현관 벽에는 가공목으로 대형 신발장을 짜 넣었다.

집안 분위기가 세련되고 우아하면서도 편리성이 뛰어나 집 주인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욕실은 백색으로 꾸며 청결한 분위기가 나도록 했다. 특히 화장실의 위생기구는 하얀색으로 골라 소변색깔로 건강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모든 공사를 끝내는데 20일이 걸렸고, 비용은 4천3백만원 정도 들었다. 이 집에 투자된 돈은 모두 3억4천여만원이지만 가치는 이보다 훨씬 높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리모델링으로 집값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지 않았지만 이웃으로부터 평당 1천만원 수준의 살기 편한 멋진 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비결은 국산품으로도 외제품 이상의 효과가 나는 디자인과 색채 조화에서 나온다. 완벽한 공간 분할, 장소에 어울리는 소품 선정 등의 실력도 곁들여져야 한다. 물론 불필요한 공사를 줄이는 것은 기본 사항이다. 02-335-1771 (http://www.fenster.co.kr)

차정희 <펜스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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