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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22권짜리 신라 총서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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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북도가 30억원을 들여 2014년까지 신라 역사를 다시 쓴다.

 2014년은 경상도 개도 700주년(1314년 고려 충숙왕 원년)으로 도청이 이전하는 뜻 깊은 해다. 신라사 편찬은 300만 도민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핵심사업으로 진행된다. 이 사업은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대중 연구서와 도록 발간▶신라문화특별전▶전자책·홍보영상물 제작▶시민강좌·유적답사 등 4개 분야로 나뉘어 추진된다.

 경북도는 편찬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국내 원로학자 15명으로 구성된 편찬위원회(위원장 이기동 동국대 명예교수)와 신라사 전공학자 12명이 참여하는 편집위원회(위원장 노중국 계명대 교수)를 구성했다. 지난달 열린 편찬·편집위원회 합동회의는 총 1만여 쪽 분량의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라는 연구서 22권(시대사 7권, 분류사 15권, 고고미술 등 자료집 8권)을 발간하기로 하고 세부 목차를 확정했다. 다음은 노중국(63·사진) 편집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기존 책과 어떻게 차별화하나.

 “광복 이후 역사·고고학 분야에서 신라 연구가 많았다. 그러나 단편적으로 한두 권씩 나왔으나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작업은 없었다. 이번 작업은 신라사의 총괄 정리다. 신라는 우리 역사의 등줄기에 해당한다. 고조선-고구려·백제를 거쳐 신라에서 모아진 뒤 고려-조선으로 이어졌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신라사를 쓰겠다.”

 -신라는 1000년이 이어진 왕국이다.

 “1000년 역사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로마는 동서 로마를 합치면 오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히 나누어졌다. 중국은 한 왕조가 길면 300년, 대개는 200년 정도였다. 신라는 한 자리에서 수도가 유지된 것도 특이하다.”

 -1000년 왕국을 이어간 ‘힘’은 무엇인가.

 “그런 것도 정리할 생각이다. 신라는 고구려·백제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출발했다. 수·당·왜 등 신라를 둘러싼 국제 환경도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신라는 응집력을 발휘하고 국제 정세를 잘 활용했다. 외교력은 오늘날도 곱씹을 만한 대목이다.”

 -편집위원회가 세운 집필 계획은.

 “올해 연구총서 전체 22권 중 10권을 마무리한다. 8∼9명이 한 권을 맡으며, 올해 집필자만 90여 명이다. 큰 원칙은 집필자회의가 권별로 열려 서술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동일한 사건을 정반대로 해석하는 잘못을 피하기 위해서다. 8월 말 1차로 집필을 마감한 뒤 3차례 교열을 거쳐 완전원고를 받는다.”

 -편집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았는데.

 “5∼6년 전 충남도가 추진한 『백제문화사대계』(25권) 발간 때 편찬부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다. 그때 놀란 것이 연구목록을 뽑아 보니 삼국 중 고구려가 가장 많고 다음은 백제, 신라가 가장 적었다. 자료는 신라가 가장 많은데… 고대사 전체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신라사 연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작업이 지역에서 신라는 물론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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