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일식(日式) 집’인가, ‘일식(日食)집’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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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중국 윈난(雲南)성의 위안양(元陽)현은 계단식 논밭이 장관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 작은 테이블은 접이식이어서 보관하기 편리하다.” “우리 동네에 서양식 건물이 새로 들어섰다.” ‘계단식’ ‘접이식’ ‘서양식’에서 보듯이 ‘-식(式)’은 ‘방식’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사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점의 간판이다. ‘日式 나고야’란 상호는 무엇을 알리고자 하는가. ‘日式 나고야’를 해석하면 ‘일본식 나고야’가 될 것이다. ‘日式’이 ‘일본식’이란 뜻이기 때문이다. ‘한식(韓式)’ ‘양식(洋式)’의 뜻도 마찬가지다.

 ‘日式 나고야’는 일본 음식을 파는 식당으로 ‘일식집’을 가리킨다. ‘日式 삿뽀로’도 있다. ‘日式’은 ‘일본식’이란 뜻이므로 그 뒤엔 ‘건물’이나 ‘정원’ ‘회화’ 등과 같은 말이 나오는 게 타당하다. ‘日式’은 일본 음식을 뜻하는 ‘일식(日食)’하고는 다르다. 이는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이나 식사를 의미하는 ‘한식(韓食)’, 서양식 음식이나 식사를 가리키는 양식(洋食)을 봐도 그렇다.

 ‘일식 나고야’나 ‘일식 삿뽀로’ 등의 간판이 일본 음식을 파는 음식점이라는 것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일식’을 어떻게 표기하느냐에 달려 있다. ‘나고야’나 ‘삿뽀로’는 그냥 지명일 뿐이기 때문이다. 일본식 음식을 파는 대중음식점을 ‘일식(日食)집’, 서양요리를 전문으로 파는 음식점을 ‘양식(洋食)집’이라고 하듯이 ‘日式 나고야/삿뽀로’의 ‘日式’은 ‘日食’으로 적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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