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편애, 물가지수에도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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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의 삼겹살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에 산지의 돼지고기 값은 폭락하는데도 소비자물가지수는 거의 변하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농림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현재 돼지의 산지가격은 ㎏당 1천150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41.0%나 하락했으며 돼지고기 경락도매가격도 ㎏당 1천681원으로 올들어 44.9%나 떨어졌다.

그러나 삼겹살의 소매가격은 3천881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오히려 1.0%가 상승했다.

또 전체 돼지고기를 기준으로 하는 생산자물가의 돼지고기 지수는 작년말 대비 39.7%나 하락했으나 삽겹살 비중을 많이 둔 소비자물가의 돼지고기지수는 2.3%가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3월 구제역 파동으로 돼지고기의 수출이 막히면서 그동안 주로 수출을 하던 안심과 등심,뒷다리 등은 재고가 쌓이는 반면 우리 국민이 선호하는 삼겹살이나 목심 등은 수요가 꾸준히 있기 때문에 발생했다.

또 수출중단에도 불구하고 농가의 돼지사육이 작년말 대비 6.4% 늘어난 것도 산지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농림부 관계자는 '우리 국민들은 돼지고기의 여러 부위중 삼겹살만 특히 좋아해 다른 부위 재고는 엄청나게 쌓여가는데 유독 삼겹살은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삼겹살보다는 안심.등심이 영양가치가 우수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가격을 조사한 결과 등심이나 안심 등 비인기 부위의 경우 선호도는 낮으나 가격은 아직 많이 안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삼겹살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상점들은 여타 부위의 가격을 내릴 경우 삼겹살 가격에도 영향을 줄까봐 내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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