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안양 우승하기 까지

중앙일보

입력

'과감한 투자와 기술축구의 환상적인 조합' .

10년 만에 프로축구 정상을 탈환한 안양 LG의 대약진은 이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해 정규리그 9위에 머무는 등 1990년 우승 이후 정상권에서 멀어져 있던 안양은 올해 정상 재등극을 목표로 야심찬 투자를 했고 마침내 그 결실을 봤다.

안양은 올해 초 국내 최초로 지중해 키프로스에 25일간 전훈 캠프를 차리고 유럽 프로팀들과 연습경기를 통해 조직력을 다졌다.

또 이 곳에서 '유고 특급' 드라간을 테스트해 국내 최고 이적료(1백20만달러)로 영입했다.

브라질 출신 안드레를 이적료 50만달러에 데려오고 최태욱.박용호 등 청소년 대표 5명을 영입하는 등 우수 선수 영입에 돈을 아끼지 않은 안양은 고졸 선수 스카우트에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또 팀 간판 최용수에게 국내 최고 대우를 해 주고 파격적인 출전 승리급 제도를 도입해 선수들의 의욕을 북돋웠다.

2년차를 맞은 조광래 감독의 기술축구가 뿌리를 내린 것도 안양 우승의 큰 원동력.

조감독은 "기술 개발을 게을리하는 선수는 팀을 떠나라" 며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대해 세심하고 깐깐하게 지도했다. 부진한 선수는 가차없이 2군행이었다.

이는 선수들의 개인기와 전술 수행 능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무명에 가까운 2년차 왕정현.한상구.김성재 등은 당당히 주전으로 발돋움했고 슬럼프 기미를 보이던 최용수와 정광민도 시즌 내내 활력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신의손을 귀화시켜 취약한 포지션이던 골문을 강화하는 등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안양은 6월 14일 정규리그 1위에 올라선 뒤 끝까지 선두를 유지했고 9월 30일 수원전 승리로 1위를 확정해 챔피언전에 직행했다.

안양은 올해 10연승과 25연속경기 득점 등 풍성한 기록을 쏟아내며 새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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