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를 분해하자 [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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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를 분해하면서 느낀 것 몇가지가 있었다.

첫번째, 고급스러운 제품은 반드시 그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일례로 멤브레인 방식 키보드 2개를 분해해 보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은 일반 제품에 비해서 곳곳에서 신경쓴 흔적이 역력히 드러났다. 특히 필름이 3장씩이나 되는 부분은 많은 점을 생각하게 했다. 또한 키가 눌리는 부분에서의 고무도 상당히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바로 이런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 부터 사랑을 받지 않았다 싶었다.

두번째로 기계식 키보드의 장점이 계속 새로운 제품으로 이어지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 기계식 키보드는 외형과는 달리 내부 부품 구조가 상당히 복잡했는데, 복잡함과는 별개로 터치감은 멤브레인 제품이 따라올 수 없었다. 하지만 순기계식 제품들은 이제 시장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 과거 명품 대열에 섰던 제품들은 이제 국내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 간혹 중고 시장에서 제품을 구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좋은 터치감은 타자 속도에도 영향을 주어서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보다 약간의 속도 향상이 있다는 이유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세번째로 일반 키보드 제품들도 인체 공학적인 면을 고려해서 디자인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사실 모든 사용자들이 키보드를 사용할때 손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손목의 통증을 느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상당히 곤혹스럽다. 일반 일자 키보드는 키보드와 손목이 ㄱ자로 꺾이기 때문에 오랜시간 사용하다 보면 아플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제품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인체 공학적인 면도 신경을 써 준다면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훨씬 좋은 습관으로 키보드를 배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다음번에는 좀더 심도 있는 내용으로 찾아뵐 것을 약속하면서, 분해맨이 분해하기를 원하는 제품이 있다면 꼭 메일 주기 바란다.

김헌준
자료제공:pcBee(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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