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작다고 얕보지마"...단신용병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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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신용병들이 올시즌 국내 프로농구 코트를 휘젓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출범이후 처음으로 신장제한 빗장을 풀어놓자 듀안 스펜서(기아 엔터프라이즈. 207㎝)를 포함해 장신용병들이 대거 입성해 올시즌 치열한 높이싸움이 예상됐었다.

스펜서를 포함 2m를 넘는 키다리용병은 전체용병 40%인 8명에 달해 `고공농구'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려 놓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국내선수 평균신장(188.8㎝)보다 조금 큰 단신 용병들이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초반 기싸움의 선봉에 나섰다.

존 와센버그(191㎝.삼보 엑서스)는 8일 지난해 챔피언 SK 나이츠와의 경기서 시즌 2호 트리플더블(18점.11리바운드.10어시스트)을 작성해 팀 3연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신인 용병 아티머스 맥클래리(191㎝. 삼성 썬더스)는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트리플더블을 뽑아내며 팀상승세를 주도해 4연승을 일궈냈고 정규리그에서도 연일 준트리플더블급 플레이를 펼쳐 `삼성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시즌 9위팀 골드뱅크 클리커스가 개막경기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 SK나이츠를 97-92로 꺾는 파란을 일으킨데는 32득점 리바운드로 활약한 말린 킴브루(193㎝)의 공이 컸다.

신세기 빅스의 캔더릭 브룩스(194㎝)는 4일 개막전에서 혼자서 무려 52점을 쏟아부으며 지난 시즌 정규리그 챔피언 현대걸리버스를 침몰시켜 코칭스태프를 흥분시켰다.

키작은 용병에 대한 검증은 이미 현대 조니 맥도웰(193㎝)에 의해 검증됐다.

맥도웰은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골밑을 탱크처럼 밀고다니며 공격을 주도해 3년연속 용병 MVP를 휩쓸었고 올시즌 소속팀을 부진의 늪에서 건져낼 유일한 대안으로 꼽힐 정도.

그동안 부상으로 벤치를 지켰던 맥도웰은 16일 부산에서 열리는 기아전에 출장할 예정이다.

정해일 KBS해설위원은 "단신용병들이 대부분 미국 마이너리그인 USBL이나 IBL에서 가드로 활약했기 때문에 경기감각과 슈팅력이 골고루 뛰어나다"면서 "단신용병의 활약여부가 시즌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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