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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원전도 멈춰, 다음엔 또 무슨 사고 날지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63호 08면

세간의 관심이 선거판에 쏠린 사이 구멍이 숭숭 뚫린 것처럼 사건·사고가 터져나오고 있다.

리뷰 & 프리뷰

지난달 9일 고리원전 1호기의 전력 공급 중단 사고에 이어 23일엔 시험 가동 중이던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2호기의 가동이 중단됐다. 이번엔 부품 고장이 원인이라고 한다. 신고리 2호기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간 새 원전이다. 그런데 지난 4일에 이어 벌써 두 번째 고장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측의 말대로라면 별것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주 급수펌프는 정지했지만 보조 급수펌프가 작동하면서 원자로를 식히고 있어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왠지 불안하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터라 한수원 측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도 어렵다. 고리 1호기 사고가 직원의 어이없는 실수, 관리 소홀, 보고 은폐, 늑장 대응 등 온갖 부실이 빚어낸 인재(人災)라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원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1호기 인근 주민들은 공포감마저 느낀다고 한다. 최근 주민 간담회에서는 “국제기구가 안전을 점검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다고 한다. 한발 더 나아가 주민들이 원전 운영을 감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민들의 생명을 허점 투성이인 원자력 관계자들의 손에 맡길 수 없다는 항변인 것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지난달 15일엔 보령화력발전소 1호기와 2호기 사이의 전력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현재 1, 2호기가 가동 중단 상태다. 화력발전소 화재 소식은 평소 거의 들어보지 못한 뉴스인데,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열차는 또 어떤가. 지하철과 고속철도(KTX) 열차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역주행을 일삼고 있다. KTX 서울발 부산행 열차가 22일 동대구역을 300m가량 지나쳤다가 다시 되돌아와 승객을 태우는 일이 벌어졌다. 기장이 정차역을 착각했다는 게 이유다. 일본 신칸센 같았으면 시민 항의로 난리가 났을 일이다. 지진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단 1분간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신칸센이다. 해빙기도 다가오는데 사회 구석구석에서 나사가 빠져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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