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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클래식 초심자 공연 유인책? 주차장부터 넓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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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디맨드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칼 웨버 지음
유정식 옮김, 다산북스
560쪽, 2만2000원

여기서 ‘빵’ 터졌다. 미국의 9개 교향악단이 새로운 관객을 창출하기 위해 ‘관객 확장 이니셔티브’란 프로젝트에 나섰다. 조사 결과 생전 처음 공연을 본 ‘시험 관객’이 다시 공연장을 찾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은 교향악단의 연주실력이 아닌 주차 문제였다. 공연표의 신속한 교환 여부도 클래식 공연장을 다시 찾는 데 지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는 대박과 쪽박의 운명을 가른다. 기업이 수요의 향배에 목을 메는 것도 그 때문이다. 책은 시장과 경제를 굴러가게 하는 수요를 성공적으로 창출하고 세상을 바꾼 기업의 이야기다.

 저자에 따르면 수요라는 블루 오션을 찾아낸 이들의 출발점은 사람과 문제, 아이디어로 요약된다. 수요 창조자는 사람들의 열망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애쓴다는 설명이다.

 그 중요한 과정 중 하나가 고객의 ‘고충 지도’를 바로잡는 것이다. 고객의 체험 속에 있는 불안감과 불편함, 복잡함, 위험 등을 크고 작은 결함을 없애거나 고치고 혹은 기쁨으로 바꾸면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된다.

 ‘고충 지도 바로잡기’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수요 창출의 과정은 현실을 건드리고 변화시키려는 시도다. 때문에 수요 창출이 성공하려면 제품은 언제나 매력적이어야 한다. 애플의 아이폰처럼 감성적 어필과 기능성이 합쳐진 매력적인 제품만이 소비자를 꽉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철철 넘치는 매력으로는 부족하다. 관성과 습관, 의심과 무관심으로 무장한 게으른 소비자는 ‘구관이 명관’이라며 선뜻 움직이지 않는다. 구경꾼을 고객으로 탈바꿈시킬 발화점(책에서는 ‘방아쇠’라고 표현했다)이 필요하다.

 물론 방아쇠가 당겨지고 문턱을 넘어왔다고 끝은 아니다. 고객의 마음은 갈대처럼 늘 변한다. 제품을 출시한 뒤에도 제품이 더 좋아지도록 가파른 궤도를 구축해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경쟁자를 따돌리기 위해서도 꾸준한 개선 과정은 필수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경제경영서임에도 애플·킨들·네스프레소·넷플릭스 등의 흥미진진한 성공 스토리에 책장이 쉽게 넘어간다. 숨은 수요 찾기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에게는 나침반이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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