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반도체 값 또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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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64메가 D램의 국제가격이 개당 3달러선으로 급락했다.

북미 현물시장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64메가 SD램 PC100는 개당 3.85~4.08달러로 지난주 말보다 5.6%, 고성능인 64메가 SD램 PC133은 3.9~4.13달러로 지난 주말보다 11.8%씩 각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현대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달 6달러선인 고정 거래 공급가격이 다음달에는 5달러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업체들은 물량의 90% 이상을 고정 거래선에 공급하고 있다.

고정 거래 가격은 올들어 9달러대를 유지하다 10월부터 7달러선으로 떨어진 뒤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업계는 내년 초 4달러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반도체 제조원가가 3.5~4달러선으로 현물시장 가격이 원가 수준에 근접해 업계의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김일웅 이사는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PC 등 시스템 메이커의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더 떨어지는 것도 감수할 수 있다" 고 말했다.

개당 4달러면 대만 등 군소 D램 제조업체의 제조원가보다 낮기 때문에 이들이 D램이 아닌 다른 반도체로 바꿔 생산하면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이 오르리란 계산이다.

또 현재 시스템 메이커들이 64메가 바이트에서 128메가 바이트로 바꾸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PC가 예상보다 덜 팔리자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 D램 수요가 줄고 있는데 가격이 더 떨어지면 시스템 업체들이 적극 업그레이드에 나서 반도체 수요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최근 D램 가격의 하락은 시장 조사기관들이 지난해말 올해 수요를 예측하면서 PC 수요가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PC 판매 증가율이 15~17%에 그쳤고▶대만 업체들이 대거 D램 생산에 뛰어들면서 공급이 넘쳐 빚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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