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개 텔레콤, 180억유로 주식매각

중앙일보

입력

유럽 거대통신기업 5개사가 이달중 일제히 신주 발행이나 보유 주식매각에 들어가 유럽 금융시장이 당분간 통신주로 홍수를 이룰 전망이다.

6일 유럽 지역 언론에 따르면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모빌즈, 네덜란드의 KPN, 노르웨이의 텔레노르, 오스트리아의 텔레콤 오스트리아, 포르투갈의 텔레콤 등 5개사가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180억유로(155억달러)에 달하는 주식 및 전환사채를 매각할 계획이다.

그러나 유럽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올들어 통신기업들의 실적이 저조해 이들 주식이 자금시장에서 원활히 소화될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이들 기업중 일부는 이미 주식 및 전환사채 매각 계획물량을 대폭 축소하거나 목표 가격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5개사 중 주식매각 성공률이 가장 큰 기업으로 지목받고 있는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모빌즈는 이같은 시장상황으로 인해 매각 물량을 당초 계획했던 전체 보유주식의 20%에서 9%로 대폭 줄이고 주식 매각예정 가격도 내렸다.

텔레포니카는 주식 매각을 통해 46억유로의 신규자금 확보를 계획중이다. 텔레콤 오스트리아의 주식매각 예정가격도 주당 9-12유로로 당초 계획했던 20유로에 턱없이 못미칠 전망이다. 텔레노르는 올해초만 하더라도 2천500억크로네의 주식을 매각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매각계획 물량을 1천600억크로네로 크게 축소했다.

유럽 기관투자가들은 이에 대해 "통신회사들이 엄청난 물량의 주식을 쏟아낼 뿐 아니라 이들 주식의 가격이 당초 예정가에 턱없이 못미친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통신주들이 예상보다 저평가되고 있는 것은 유럽국 정부들이 최근들어 지나치게 경쟁촉진 정책을 취해 통신산업의 수익전망이 불투명해진 데 따른 것이라고 금융관계자들은 분석했다.

특히 유럽 통신업체들이 제3세대 이동통신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최근 정부의 사업권 입찰과정에서 막대한 면허 비용을 지불한 것은 앞으로 통신업계에 큰 경영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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