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구조조정 진행 따라 갈피 잡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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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몰리는 듯했던 증시가 지난 주에는 모처럼 반등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 등 해외 요인이 안정 국면에 접어든 데다 동아건설 퇴출 결정, 현대그룹 1차 부도로 강력한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때 480선까지 밀렸던 종합지수는 어느 새 560선까지 올라섰다. 단기저점 대비 17%나 상승한 셈이다. 코스닥지수도 양상은 비슷했다. 외국인들은 한 주 내내 매수 우위를 지키면서 3천2백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번 주 증시도 지난 주처럼 기업.금융구조조정 장세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한다. 당장 기업퇴출의 수위에 대해 시장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가 관심사다.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우세해 주초에 실망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 자체가 길게 지속될 재료는 아닌 듯하다.

그보다는 현대건설과 쌍용양회의 불확실성이 시장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건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주 중 독자생존과 법정관리의 기로에 설 전망이다. 시장도 그 행보에 따라 출렁거릴 것으?보인다.

현대건설이 법정관리로 갈 경우 관련산업과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이 우려되지만 불확실성의 해소로 이해하는 시각도 있어 증시에의 영향을 속단하기 어렵다.

대우자동차 매각문제도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노조가 구조조정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부도가 불가피하며 GM과의 매각협상도 어려워질 것이란 산업은행 총재의 발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는 8일에는 은행 경영평가 결과가 발표된다. 이에 따라 금융구조조정도 급물살을 탈 것이다. 구조조정 결과가 하나씩 가시화한다는 점은 어쨌든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의 3분기 실적발표와 뮤추얼펀드 결산기가 10월 말로 마무리됨에 따라 미국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나스닥시장의 기술주들은 지난주 중 순탄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때문에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수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매도 압력은 완화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주는 초반에 지난주 급등세를 의식한 숨고르기 국면이 진행되다 중반 이후 구조조정 진행 과정을 보고 방향을 잡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한 템포 늦춰 추세를 확인한 뒤 사고 파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최근 반등 폭이 컸던 종목들은 교체매매도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금융주나 외국인 매수종목, 중저가 우량주(옐로우칩)의 움직임을 잘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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