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만들어낸 정열의 술 데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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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댄스의 열풍이 불고 있는 요즘, 한국인의 원샷 기질과 너무나도 호탕하게 잘 어울리는 술이 있으니 바로 데킬라이다. 흔히 선인장 술이라고도 불리는 데킬라는 이제 호세 쿠에르보나 페페 로페즈 처럼 대중화된 브랜드로 우리 곁에 자리한 대표적인 멕시코의 술!

데킬라는 흔히 선인장이라고 알려진 용설란의 한 종류, 켁토스 사보텐의 즙을 발효시켜 만든 술이다.

켁토스 사보텐의 즙을 발효시켜 만든 걸죽한 하얀 액체를 증류시켜 만들어 낸 것이 데킬라인데, 쿠바 등지에서 사탕수수 발효즙을 증류하여 럼을 만 들어낸 시기에 멕시코 인들은 데킬라를 만들어 낸 것!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발견하는 재료들로 음식과 술을 만들어 먹는다는 단순한 진리를 확인시켜 주는 예이다.

흔히 데킬라는 최소 2개월 정도 숙성시켜 노르스름한 빛을 띠는 골드 데킬라와 숙성하지 않은 화이트 데킬라로 나뉘어진다.

데킬라의 원액인 켁토스 사보텐의 발효즙의 걸러지지 않은 향이 그대로 남아 있는 화이트 데킬라의 야성적인 맛이나, 은근한 향과 풍미를 즐길수 있는 골 드 데킬라나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될 문제인데,

문제는 바로 먹는 방법!

멕시코에서 나는 초록색 레몬인 라임과 굵은 소금과 함께 먹는 데킬라는 술과 라임, 그리고 소금을 먹는 순서에 관해 구구한 학설이 분분하다. 라임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레몬으로 대체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취향에 따라 소금과 설탕, 커피가루를 함께 제공하기도 한다.

멕시코 인들이 권하는 데킬라 즐기기의 가장 올바른 방법은 우선 반모금 정도 데킬라를 가볍게 마셔 입안을 긴장시키는 것이 첫번째이다.

향을 퍼지게 하고 다음의 순서를 기다리게 만드는 이 반 모금의 데킬라가 제대 로 된 음주법의 기본이라는 것.

그 뒤 혀를 따라 미끌어지듯이 데킬라를 '원샷'한 다음, 라임을 깨물어 입안 가득 향을 퍼지게 하여 혀를 달랜다는 것! 그 뒤 손등에 올려놓은 소금을 핱아 먹는 것이 쨍쨍한 태양의 정기를 가득 머금은 데킬라의 매력 을 제대로 빨아들이는 방법이라는 말씀이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소금이 얹힌 손등을 내미는 러브샷의 묘미 역시 데킬라에서 빠트릴 수 없는 부분! 사막의 전갈의 일종인 벌레를 넣어 숙성시킨 '알짜배기' 데킬라 역시 멕시코 현지인들이 아니라면 감히 도전하기 힘든 '무엇'이지만 멕시코인들에게는 그 마지막 벌레를 차지하는 것이 대단한 행운이라고 한다.

미국시장을 점령함으로써 세계시장에 데킬라의 대부임을 떨쳐 알린 호세 쿠에르보사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 남미인구가 많은 미국시장의 마케팅과 그외의 지역 마케팅으로 세계시장의 판도를 구별할 만큼 대미무역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

1795년 멕시코내의 주류회사로 시작한 호세 쿠에르보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된 지금의 위치는 이러한 차별적인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호세 쿠에르보와 호세 쿠에르보 골드(숙성용), 호세 쿠에르보 센테나리오(최고급 골드 데킬라)로 나뉘어진 호세 쿠에르보는 이제 데킬라의 또다른 이름이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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