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기업 지도자들 경기둔화론 일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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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 지도자들은 향후 3년간 실질적 경기하락은 없으며 2002년에만 소폭의 둔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 주최의 `미컨덕터 2000'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요 반도체 기업 지도자들은 이날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가 발표한 경기 전망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만족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스(AMD)의 제리 샌더스 회장은 '반도체 업계는 향후 수년간 바람을 등지고 순항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월스트리트의 바보와 천치들'이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샌더스 회장은 업계가 안고 있는 진정한 문제는 경기상승기의 높은 기대치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반도체 부문은 '4년간의 상승 사이클 가운데 이제 1년반 정도를 경과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다른 기업체 중역들도 반도체 산업은 지난 90년대말 3년간 지속된 불황의 반복을 재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동통신 인프라의 확대가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LSI로직의 윌프 코리건 사장도 '경기 사이클의 강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바로 이동통신의 모멘텀이며 이것이 경기둔화를 희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순환은 있겠지만 강도는 다소 약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D램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스티브 애플턴 회장도 지금의 반도체 업계는 90년대말의 공급 과잉을 초래했던 95-96년과 같은 수준의 설비 확대는 엿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여러 부문에서 약간의 성장률 둔화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공급기반에서는 우리가 과거에 경험했던 만큼의 둔화폭을 보지는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회장도 지난 2일 '이동통신 부문은 연간 50%씩 성장할 것이며 우리는 핵심 제품의 향후 매출전망에 대해 낙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하순 한국과 대만 방문 기간 중에도 세계 반도체 시장은 PC와 네트워크 인프라, 이동통신의 꾸준하 수요 덕분에 강력하다고 말했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토머스 엔지버스 CEO도 지난달 28일 미국 재개 지도자 모임인 `비즈니스 카운슬' 연설에서 반도체의 수요는 견조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이동통신과 인터넷 등을 반도체 시장의 견인차로 꼽았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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