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뼈 육수에 마늘 … 라면 시장에 새 바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삼양식품은 2012년 신무기로 마늘과 돼지뼈 육수가 만난 갈색국물의 ‘돈(豚)라면’을 내놓았다. 진한 고기 국물 맛을 내면서도, 마늘의 깊고 담백한 풍미로 느끼함을 없앴다.

돼지고기의 감칠맛과 마늘의 매운맛, 그 조화는 보쌈에서 이미 입증됐다. 이 둘의 어우러짐을 이제 한 그릇 라면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삼양식품은 지난 12일 돼지뼈 육수와 마늘로 맛을 낸 프리미엄 라면 ‘돈(豚)라면’을 출시했다. 지난해 ‘하얀 국물 라면’ 돌풍의 주역 중 하나인 나가사끼 짬뽕의 후속작이다. 이번에는 ‘갈색 국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돈라면의 강점은 제품명 그대로다. 돼지뼈를 오랜 시간 고아 깊고 진한 육수를 우려냈다. 갈색은 이 진한 고기국물에서 나왔다. 고기국물에서 느껴질 수 있는 느끼함과 잡내는 마늘이 다스린다. 돈라면 봉지를 뜯으면 3종의 수프가 별첨돼 있는데, 이 중 2개가 마늘이다. 첫째 타자는 ‘마늘 슬라이스 플레이크’. 마늘을 얇게 썰어 구워서는 모양 그대로 담았다. 국물에 넣고 끓이면 알싸한 매운맛을 내며, 씹는 즐거움도 준다. 다음 타자인 ‘로스팅 마늘 조미유’는 깊은 맛을 완성하는 ‘종결자’다. 항산화물질인 토코페롤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카놀라유에 생강 분말과 볶음마늘 분말을 넣어 만든 삼양식품만의 특제유다. 라면을 끓인 후 마지막에 넣으면 돼지뼈 육수, 구운 마늘과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알싸한 풍미를 낸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하얀 국물’ 나가사끼 짬뽕을 내놓아 대박을 터트렸다. 출시 후 7개월간 1억 개가 팔렸다. ‘쇠고기 육수와 빨간 고춧가루’라는 기존의 라면 공식을 깼다. 50년 전통의 식품 기업이지만 기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맛의 혁신을 추구한 결과다. 올해 나가사끼 짬뽕의 매출 목표는 1700억원으로 자사의 간판제품 ‘삼양라면’보다 높게 잡았다.

이번 돈라면으로는 ‘갈색 국물’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다.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은 지난 8일 가진 출시 기념행사에서 “기존 라면의 쇠고기 육수와 고춧가루 매운맛이 아닌, ‘돼지뼈 육수에 마늘의 알싸함’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맛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돈라면 판매 목표로는 매월 800만 봉지, 연 매출 500억원을 제시했다. 한편 삼양식품은 새로운 맛을 찾는 젊은층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터넷 블로그를 통한 체험 시식단을 운영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퀴즈, 조리법 안내, 라면사진 올리기 등의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심서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