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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어린이 환자 100명에 새생명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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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면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오른쪽 둘째)은 지난달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경영 운동’을 출범시켰다.

15일 밤 전남 화순의 전남대병원 입원실. 침대에 누운 김민철(9·가명) 군 옆으로 일곱살 난 동생이 다가와 손을 꼭 잡고 말했다. “걱정마. 내가 형아 병 다 낫게 해 줄게.”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인 민철이는 날이 밝으면 동생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는다. 민철이가 아프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봄. 독감인 줄 알고 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날벼락 같은 진단을 받았다. 동생과 유전자형이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혼한 어머니가 혼자 5남매를 키우며 보증금 300만원 짜리 월세방에 사는 민철이네 형편에서 수술비 마련은 꿈도 못 꿨다. 그랬던 민철이가 수술을 받게 된 것은 홈플러스와 남영비비안의 도움 덕분이다.

민철이는 홈플러스가 시작한 풀뿌리 연합사회공헌운동 ‘세상을 변화시키는 따뜻한 경영’의 첫 열매다. 홈플러스는 지난 1일부터 200여 협력회사와 함께 올해 100명의 어린이 환자와 1000명의 위탁가정 불우 어린이를 돕는 ‘생명의 쇼핑카트’ 캠페인을 시작했다. 협력회사가 캠페인 상품 매출의 최대 1%까지 기부하면 홈플러스도 그만큼의 금액을 출연해 기부금으로 쌓는 방식이다.

또 이와 함께 400가지 생필품 가격을 1년간 인하하는 ‘사상최대 물가 잡기’ 캠페인도 진행한다. 고객은 생필품을 값싸게 사며 어린이 돕는 일에 동참할 수 있고, 협력회사는 이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한편 기부 활동으로 브랜드 이미지도 높여 ‘윈-윈(win-win)’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도움을 받을 어린이의 선정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가 맡았다. 협회가 서류접수와 상담을 통해 1차 대상자를 선정하면 의료전문가와 사회복지사, 캠페인 참여기업 대표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최종 대상자를 결정한다.

1~11일 이 행사를 진행한 결과, 협력회사와 홈플러스가 매출액 중 각각 6300만원씩을 기부해 총 1억2600만원의 기부금이 모여 2명의 어린이가 수술 지원을 받게 됐다.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은 “고객·협력회사·임직원·정부·NGO·의료기관이 힘을 합한 결과 10여일 만에 어린 두 생명을 살릴 수 있게 됐다. 개인의 작은 관심과 나눔을 모아 지속적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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