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부터 제품까지, 협력사 품질 컨설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지난해 11월 지식경제부 주관으로 열린 ‘대중소 그린파트너십 착수 보고대회’에 심상배 아모레퍼시픽 부사장(오른쪽)이 참석했다.

화장품의 품격은 제품과 포장재·용기가 합쳐 완성된다. 국내 화장품 1위 기업 아모레퍼시픽은 원료·포장재 등 제조사에 대해 ‘협력사의 경쟁력이 우리의 경쟁력’이라는 모토를 갖고 상생 전략을 세워 실천에 옮기고 있다.

먼저 협력사가 친환경·저탄소 경영체제를 갖추도록 ‘그린파트너십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협력업체에 ‘친환경 제품을 납품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에 맞는 생산 공정을 지도하고 기술을 이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모레퍼시픽은 20개 협력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5% 줄이는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으로 포장재 부문에서 90건, 원료 부문에서 40건의 개선안을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해 총 3189t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 계획을 수립한 뒤 실행에 들어갔다.

협력사의 생산 혁신 활동도 지원한다. 포장재 제조업체를 위해서는 생산 효율성 향상과 수익구조 개선, 인터넷 기반 정보화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는 ‘품질보증 컨설팅’을 만들었다. 2010년 6개 사, 2011년 23개 사가 이 컨설팅 지원을 받았다. 규모가 작은 화장품 원료 제조사 9개 업체에는 원료 구매부터 최종 생산까지 품질 관리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아모레의 핵심 브랜드인 설화수에 한방 원료를 공급하는 6개 업체는 특별 지원 대상이다. 이들에게는 한방 원료 재배에서부터 공급까지 전 과정의 이력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줬다.

중소업체인 협력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자금 운용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상생펀드’를 통해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고 있다. 2010년에는 67억원, 지난해에는 100억원으로 규모를 늘렸다. 이 펀드는 협력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품질 투자, 신제품 개발 설비도입 등을 지원하는 데에 쓰이고 있다.

화장품과 용기 원료는 국제 유가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가격 모니터링 주기를 3개월에서 2개월로 줄였다. 협력업체가 제 값을 받고 납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매 단가를 더 자주 조정하려는 것이다.

협력사의 인재양성도 돕는다. 2002년부터 우수 협력업체 사원의 해외 연수를 지원해, 지금까지 200명이 넘는 협력사 직원들이 아모레를 통해 일본 유수 기업의 경영 전략을 현장에서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심서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