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희비 교차 커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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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의 강세행진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우량은행과 비우량은행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31일 거래소 시장에서 주택은행은 전날보다 7백원(2.63%) 오른 2만7천3백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이 5백원(4.00%) 오른 1만3천원에 장을 마쳤고 한빛은행도 70원(5.43%) 오른 1천3백60원으로 마감됐다.

신한은행과 하나.한미.조흥은행 등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은행업종 지수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하며 111.98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은행주는 중기 바닥권이었던 지난 9월 18일 이후 이날까지 7.16% 상승하며 같은 기간 중 10.92%나 하락한 종합지수와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구조조정이 핵심적인 테마로 떠오름에 따라 은행간의 차별화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지난 9월 18일 이후 30일까지 은행별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한미은행(27.1%).하나은행(25.5%).주택은행(23.7%)등 우량은행이 업종 평균이나 종합지수보다 훨씬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제주은행(-24.6%).광주은행(-18.4%).외환은행(-15.2%).한빛은행(-14.3%) 등 부실이 많거나 합병 대상으로 거론되는 은행들은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은행주의 강세는 잠재부실 단절을 통한 불확실성 제거라는 측면에서 동아건설의 퇴출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조치가 은행업종에 장기 호재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음달 초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지주회사로의 합병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이들 가운데 독자생존 은행이 있으리라는 기대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반도체와 코스닥 기술주의 상대적 약세에 따른 매수세 이동과 공적자금 투입 법안의 국회 통과, 미국 시장의 금융업종 지수 강세 등도 은행주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은행주의 지속적인 상승을 예상하기에는 아직 걸림돌이 많다는 입장이다. 부실기업을 정리한다고 해서 부실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연쇄적인 추가부실이 생길 경우 은행의 추가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원경제연구소 신윤식 수석연구원은 "동아건설 때문에 대한통운의 동반부실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연쇄파장이 확산될 수 있고 내년 60조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등 자금시장 난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은행주의 지속적인 상승은 어렵다" 고 지적했다.

한화증권 임일성 선임연구원도 "은행주가 11월에도 구조조정과 관련된 주도적 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지만 대규모 부실에 따른 공적자금 추가조성과 경기하강이 변수가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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