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부개척시대] LG서광전자 정일만 총경리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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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창사에 있는 LG서광전자 정일만(鄭一萬.55.사진)총경리(사장)는 "중국 서부는 한국 기업들에 분명히 기회의 땅이다. 그러나 진출하기 전에 면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 서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
"거대한 내수시장을 노려야 한다. 동시에 서부를 생산기지로 중앙아시아나 동남.서남 아시아로의 진출도 시도할 만하다. "

- 중.서부 투자에 유의할 사항은.
"중국 내에서 생산.판매하는 업종은 큰 문제가 없지만 수출 위주 업종은 물류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철도.도로 등 인프라 여건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

- 국내 일각에선 서부개발 참여에 신중론이 있는데.
"중국은 역동적으로 변하는데 한국에선 이런 변화상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서부의 잠재력을 볼 때 한국이 너무 안이한지도 모른다. "

- 노동력의 질과 임금 수준은.
"후난성과 창사에 각각 60개와 49개의 대학이 있을 정도로 우수인력이 풍부하다. 사회주의 체제지만 경쟁과 능력에 따른 임금차를 당연하게 여긴 지 오래다. 인건비는 서울의 10% 수준이다. "

-중국 공무원들의 비즈니스 마인드는 어떤가.
"처음엔 한국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공장 하나 짓는 데도 간부들이 버선발로 뛰어나오다시피 하며 도와줄 일을 찾았다. "

- LG서광전자가 단기간에 현지에 자리잡은 비결은.
"처음부터 중국을 단순 원료 공급처가 아닌 현지에서 생산.금융.판매를 모두 해결하는 완결형 전략으로 접근했는데 이것이 맞아 떨어졌다. "

- 합작(LG가 53% 지분 보유)에 따른 까다로운 규제는 없었나.
"중국 정부가 달러 확보를 위해 합자기업 등에 생산량의 25%를 의무적으로 수출토록 하고 있어 내수가 아주 좋을 때라든지 수출경기가 떨어질 때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 이 문제는 바로 사라질 것이다. "

- 중국의 WTO 가입이 서부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모든 분야에 '글로벌 스탠더드' 가 도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한국 기업들은 중국을 다시 봐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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