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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다시 대기업으로 몰린다

중앙일보

입력

올 하반기 채용시장에서 대기업으로 구직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벤처기업의 인기가 떨어진 데다 ▶불황에 시달리는 건설.금융업체 상당수가 신규 채용을 포기했고▶인터넷 공채로 중복 지원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리크루트가 4백60개 대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삼성.LG.SK 등 4대 그룹이 3천~1천명씩 뽑는 등 2만2천여명의 대졸 신입.경력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중 30대 그룹의 하반기 채용 규모는 약 1만4천명으로 지난해보다 20% 정도 늘어났지만, 입사경쟁률은 평균 수십대1로 과거 어느 때보다 입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인터넷 취업정보 업체인 인크루트는 "3천7백90명의 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70%가 비교적 안정적인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며 "반년 전만 해도 벤처기업 선호자가 더 많았는데 최근 역전됐다" 고 말했다.

최근 원서를 접수한 현대정공은 1백명 모집에 1만여명이 몰려 1백대1이라는 창사 이래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화그룹은 4백명 모집에 2만6천명이 몰려 평균 65대1, 효성그룹도 3백명 모집에 1만2천명이 지원해 4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기업 채용담당자들은 "최근 2~3년 동안 취업에 실패한 재수생들이 많아 경쟁률이 높아졌다" 고 말했다.

경쟁률이 높자 명문대 위주의 선발이 심화하고 중견기업들은 대기업에 동시에 합격한 신입사원의 이탈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산업별로는 전자.정보통신(IT) 및 유통업체.외국 기업의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증가한 반면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금융.공기업과 불황을 겪고 있는 건설부문의 채용규모는 크게 줄었다.

벤처기업의 경우 유망 IT업체와 어려운 업체간에 인력수급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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