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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내의 북한보내기 무산 책임 공방

중앙일보

입력

겨울 내의 7백50만벌을 놓고 내의 생산업체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때아닌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내의업체인 ㈜태창은 연말까지 북한에 겨울내의 1천만벌을 보내기로 올초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와 합의하고 전북지역 2백여개 하청업체를 통해 지난 4월부터 9월 말까지 7백50만벌을 생산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북한에 못가고 하청업체 창고에 고스란히 쌓여 있다.
하청업체들은 4백50억원 규모의 재고부담을 떠안아 전북지역 2백여개 내의업체들이 연쇄도산할 위기에 놓였다.

태창은 지난 9월 말과 이달 말 두 차례에 걸쳐 5백만벌씩 모두 1천만벌을 북한에 보내기로 했으나 납기일 직전인 9월 초 이 사업이 무산돼 재고로 남았다고 주장했다.

태창측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 내의를 사서 북한에 보내려던 사업을 갑자기 보류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전경련측은 태창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일이어서 전경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오병권 태창 감사는 "전경련이 창구가 돼 벌인 사업" 이라며 "전경련과 계약서를 쓰진 않았지만 확실한 언질이 있어 추진한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경련의 손병두 부회장은 "민족문학작가협의회 등에서 겨울내의 보내기 운동을 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내부적으로 검토했던 것" 이라며 "태창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검토 단계에서 무산된 일" 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지난 9월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4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회의에서 대북 내의 지원사업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중순부터 전경련 임원을 내세워 내의업체와 생산절차를 논의했다.

전경련의 형동우 감사는 태창.쌍방울.전방군제 등 내의생산업체와 관련단체인 니트연합회 임원들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으로 불러 내의생산과 관련해 개별적으로 협의했고 연합회를 통해 북한에 보낼 내의품질을 검사하는 시험항목서를 전달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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