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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색 옅어진 표심 … 수도권 3040 선택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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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12한국정치학회 특별학술회의가 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열린 이번 회의에서 임혁백 고려대 교수가 ‘정당 및 정치의 위기’란 제목 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올해는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20년 만에 돌아온 선거의 해다. 한국 사회는 지역과 세대 간의 갈등,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이념 대립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도구의 발전은 수많은 정치적 목소리를 ‘날것’ 그대로 뿜어내고 있다. 어느 때보다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앙일보와 한국정치학회(회장 김호섭 중앙대 교수)는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특별학술회의’를 마련했다. 국내 정치학계의 권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19대 총선과 한국정치: 참여의 폭발과 제도의 한계’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이날 학술회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후원했다.

▶제1패널 사회: 김용호(인하대), 발표: 임혁백(고려대)

토론: 김도종(명지대), 유진숙(배재대), 신용호(중앙일보 정치부 차장)

▶제2패널 사회: 심지연(경남대), 발표: 장승진(국민대), 한정택(서강대), 전용주(동의대)

토론: 윤종빈(명지대), 유성진(이화여대), 박명호(동국대)

▶제3패널 사회: 신명순(연세대), 발표: 신율(명지대), 윤성이(경희대), 김영태(목포대)

토론: 김민전(경희대), 금혜성(SBS), 강원택(서울대)

‘지역별 투표에서 세대별 투표로의 전환’.

 8일 특별학술회의에 참가한 정치학자들이 4·11 총선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특징으로 꼽은 키워드다. 영남과 호남을 축으로 하는 지역별 투표성향이 옅어지는 대신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세대별 투표성향이 역대 어느 총선보다 부각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대 총선은 18대 총선보다 탄핵정국 속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의 특성에 가까울 것”이라며 “영호남 지역균열의 영향력은 현저히 줄어드는 반면 이념과 세대의 균열에 따른 투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형태의 지역 분열과 세대 분열이 결합한 ‘남북 분열구조’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수도권 30~40대 유권자의 정치세력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경제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념적으로 진보화된 이들은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호남의 동서 분열구조가 아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남북 분열구조가 가속화할 것”이란 주장이다.

 세대별 투표가 두드러지고 2040세대(20~40대)가 투표장에 더 많이 몰려올수록 새누리당은 총선 때 불리해질 가능성이 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여론에 탄력을 받은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와 2002년 대선의 ‘노무현 바람’ 등을 통해 세대별 투표의 영향력이 이미 입증됐기 때문이다.

 정권심판론으로 전개될 선거구도 또한 새누리당의 아킬레스건이다. 전용주 동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총선은 대통령 임기 말에 치러지기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회고적 평가를 하게 된다”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안 좋기 때문에 여당에 불리한 선거”라고 말했다.

 구도만 따지면 새누리당이 열세인 상황이지만 이날 참석자들은 판세를 ‘안갯속’이라고 봤다. 최근 불거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 해군기지 건설 논란과 민주통합당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 때문이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미 FTA와 해군기지 건설 문제는 심판론적 성격의 선거를 미래지향적 선거로 바꿔놓았다”며 “민주통합당으로서는 안 꺼내야 할 과제를 야권연대 때문에 꺼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패를 예상하기 어려운 모호한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윤종빈 교수는 “총선이 막바지로 갈수록 인물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민주통합당의 공천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친노 그룹을 공천하면서 새누리당과 차별화돼야 할 도덕성 문제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야당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봤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2004년 옛 한나라당이 얻은 121석까지 가능할 것이란 게 많은 전문가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총선과 대선이 20년 만에 한 해에 치러지는 만큼 총선이 대선에 미치는 영향도 관심사였다. 전용주 교수는 “19대 국회가 여소야대가 된다면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과거 투표행태에 비춰볼 때 새누리당에 불리한 선거”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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