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이동국 골든골, 한국 4강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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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킹’ 이동국이 한국을 4강 고지로 끌어 올렸다.

한국은 23일 밤(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전반 9분에 터진 이동국의 골든골에 힘입어 이란에게 2 - 1로 승리하면서 4년 전 패배를 설욕하며 4강에 진출했다.

홍명보, 김태영, 심재원이 스리백으로 수비를 전담하고 강철이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장한 한국은 전반부터 수비에 중점을 두고 역습을 노렸고 이란도 공격보다 수비에 역점을 두고 경기를 풀어나갔다.

미드필더부터 강한 압박수비를 펼친 한국은 윤정환을 축으로 좌우 측면의 빈 공간을 이용한 역습을 시도했고 이란은 좌우 측면 센터링에 이은 알리 다에이의 헤딩슛으로 맞섰다. 두 팀은 전반 한 두차례 득점기회를 가졌지만 골게터들의 마무리 부족과 수비수의 호수비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란은 전반 37분 에스틸리가 발끝으로 찔러준 볼을 받은 마다바키야가 직접 슛이 이운재의 선방에 걸리며 아쉬워했다. 한국은 40분과 41분 박지성과 설기현이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만들려는 욕심때문에 한 템포 느린 볼처리로 득점기회를 무산시켰다.

전반전을 득점없이 마친 두 팀은 후반에도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팽팽한 긴장을 이어갔다. 최철우 대신 노정윤을 교체 투입한 한국은 공격력을 강화했지만 이란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이란 역시 특이할만한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팽팽한 0의 행진을 깨는 서곡은 26분 경 강철의 어이없는 실수에서 시작됐다. 달려드는 이란 선수를 피해 강철이 중앙으로 연결한 볼이 카림 바게리의 발끝에 걸렸다. 바게리는 주저없이 40m가 넘는 거리에서 그림과 같은 중거리 슛으로 한국의 오른쪽 골문을 뚫었다. 이운재가 몸을 날렸지만 역부족.

순식간에 경기는 이란의 분위기로 넘어갔다. 이란은 한 골을 지키기위해 알리 다에이를 제외한 전원이 자기진영에서 밀집수비를 펼쳤다. 한국은 30분 강철대신 이동국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동점골을 얻기 위한 한국의 파상공격이 제풀에 지칠만한 후반 45분, 극적으로 한국의 동점골이 터졌다. 마지막으로 얻어낸 코너킥이 이동국의 슛으로 연결됐고 공은 골키퍼의 손에 맞고 문전앞으로 흘렀다. 멀리 걷어내려던 이란 수비수가 헛발질하는 순간 뒤에 있던 김상식이 발리슛으로 이란 골네트를 갈랐다. 경기 종료 2분을 앞두고 극적인 동점.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고 이란은 연장 시작부터 강한 공세를 펼쳤다. 시작과 동시에 다에이가 위협적인 헤딩슛을 시도했고 카리미는 한국 수비수 두명을 제치고 완벽한 기회에서 슛을 날렸지만 골대 상단위로 빗나갔다.

연장 전반 9분 일방적인 열세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한국은 한번의 기회를 골로 연결했다. 역습에 나선 홍명보가 미드필더까지 올라와 이란의 우측 빈 공간으로 절묘한 패스를 찔러줬다. 홍명보의 패스를 받은 노정윤은 지체없이 땅볼로 강하게 센터링했고 달려들던 이동국이 이 볼을 차 넣으면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극적으로 이란에 승리를 거둔 한국은 쿠웨이트와 사우디전의 승자와 오는 27일 10시 45분 결승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이동국은 게임 MVP로 선정됐고 4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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