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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귀재 정현준 신화 무너지나

중앙일보

입력

기업인수.합병(M&A) 귀재로 불린 정현준 한국디지털라인 사장(34)이 평창정보통신 주식 공개매수대금 미납과 한국디지털라인과 관계있는 충남 서산의 그린필유통 부도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동방상호신용금고(서울소재)로부터 불법 대출을 받은 사실이 금융감독원에 의해 적발돼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정 사장은 한국디지탈라인(지분율 25%), 디지탈임팩트(지분율 20.0%), 동방상호신용금고(33.0%), 평창정보통신 등의 최대주주로 있으며 이와 별도로 한국디지탈라인이 최근 부도난 충남 서산의 그린필백화점을 운영하는 그린필유통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증권시장에서는 그간 정 사장이 한 기업을 인수하고 이 주식대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 또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등의 방법을 주로 동원하면서 많게는 20여개사에 달하는 기업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사장은 한국디지탈라인에 이어 지난 2월말 디지탈임팩트의 당시 대주주인 선도전기로부터 디지탈임팩트 지분 100만주를 당시 대표와 함께 공동인수해 대주주로 부상한 뒤 다시 주요주주인 새한 등으로부터 220만주를 넘겨받는 등 지분율을 20%로 끌어올려 최대주주가 되면서 디지탈임팩트를 인수했다.

정 사장은 이어 평창정보통신 인수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한국디지탈라인.디지탈임팩트.평창정보통신을 지배하는 순수 지배회사 '디지탈 홀딩스'설립을 추진해왔다.

그는 자회사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해야 하는 현행 지주회사 규정을 맞추기 위해 지난 8월10일 소액주주들로부터 평창정보통신 주식 50만주를 공개매수하고 결제대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자금난이 불거졌다.

정 사장은 주식공개매수 대금을 지난 10월20일과 11월20일 두차례에 걸쳐 나눠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가 지난 20일 이를 지급하지 않았으며 이 와중에서 한국디지탈라인이 부도를 냈다.

금감원은 정 사장이 이러한 M&A 과정에서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동방상호신용금고로부터 자금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를 잡고 검찰에 통보하기에 이르렀다.

디지탈임팩트의 한 관계자는 '정 사장이 한국디지탈라인, 디지탈임팩트, 동방상호금고, 평창정보통신 등을 포함한 20여개 기업에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정 사장이 무리한 방법으로 계열사 확장에 나섰다가 코스닥시장의 주가하락으로 인해 계열사 확장에 들어간 자금의 순환이 차단되면서 발목을 붙잡힌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의 위기는 코스닥시장의 M&A 열풍이 시작되는 시점에 터져 나와 코스닥시장에 적지않은 충격을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디지탈임팩트는 정 사장이 지분을 20% 소유하고 있으나 정 사장 및 한국디지탈라인과는 독립된 법인으로 채권.채무.지급보증.당좌관계가 전혀 없다고 21일 코스닥시장에 공시했다.(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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