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한지붕 두가족, 최후의 대결

중앙일보

입력

44년만에 '지하철 시리즈'가 성사됐다.

양키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동향 팀을 만난 것은 13번. 그중 양키스는 뉴욕 자이언츠와 브루클린 다저스에게 패했던 세번을 제외한 총 9개의 월드시리즈 깃발을 꽃았다.

62년 창단된 메츠가 양키스를 만나기는 처음. 메츠가 양키스 앞에서 '고양이 앞의 쥐'였던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와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
의 전철을 밟게 될지가 관심사다.

1. 마력의 양키스

포스트시즌 개막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양키스의 조기탈락을 예상했다. 심지어 Fox Sports는 양키스의 디비전 시리즈 3연패 탈락을 예상했을 정도. 그도 그럴것이 양키스는 정규시즌의 마지막 18경기에서 15패를 당하는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었다.

디비전 시리즈 1차전이 양키스의 완패로 끝나자 그 예상은 맞아들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양키스는 최종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오클랜드를 꺾고 챔피언십 시리즈에 올랐다.

시애틀과 맞붙은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도 양키스는 모든 것이 불리했다. 그러나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의 힘은 실로 놀라웠다.

26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양키스에는 두 명의 불패 신화가 있다. '엘 두케' 올랜도 에르난데스와 '최강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

현재 에르난데스는 포스트시즌 8승 무패라는 기적적인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반면 리베라는 포스트시즌 연속무실점기록을 33.1이닝에서 멈춰야 했지만, 그의 통산 포스트시즌 방어율은 0.47에 불과하다(57이닝 3자책점)
.

월드시리즈에 나서는 양키스가 가장 고민스러워 하는 부분은 척 노블락의 활용 방안. 지금까지 양키스는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노블락을 지명타자로, 수비가 안정적인 루이스 소호를 2루수에 기용해 왔다.

그러나 내셔널리그 팀 메츠의 홈경기인 3, 4, 5차전에서는 지명타자를 쓸 수 없다. 양키스 입장에서는 1번타자를 맡아주어야할 노블락을 벤치에 앉혀두자니 아깝고, 2루로 내보내자니 그의 '송구 악령'이 두렵다.

앤디 페티트-로저 클레멘스-올랜도 에르난데스가 차례로 출격한 이후의 4차전 선발도 문제. 조 토레 감독은 포스트시즌 제4선발로 부진했던 데니 네이글 대신 '백전노장' 데이빗 콘을 고려하고 있지만, 최악의 한해를 보낸 콘이 과연 제 역할을 해낼지는 의문이다.

2. '불사신' 메츠

샌프란시스코와의 디비전 시리즈 2차전. 9회까지 4-1로 앞서고 있던 메츠는 9회말 J.T. 스노우에게 충격의 3점 홈런을 허용했다. 그러나 메츠는 10회초 공격에서 곧바로 1점을 뽑아내며 오뚜기처럼 일어섰다.

디비전 시리즈 3차전. 4회까지 2-0으로 뒤지고 있던 메츠는 8회말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연장 13회까지 가는 접전끝에 다시 자이언츠에게 통한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

세인트루이스와 맞붙은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 동점과 동점을 거듭하던 치열한 승부는 9회초에 터진 제이 페이튼의 한방으로 다시 메츠의 몫이 됐다.

3점차 미만의 근접전, 9회 이후의 막판 승부에서 단 한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은 메츠의 이번 포스트시즌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더구나 메츠는 그동안 양키스가 상대해왔던 '풋내기'들과는 다르다. 8년과 5년만에 각각 포스트시즌의 무대를 밟은 오클랜드, 시애틀과는 달리 메츠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10경기의 값진 경험을 가지고 있다.

티모 페레즈는 이번 포스트 시즌의 '신데렐라'. 지난 9월 메이저리그 무대를 처음 밟았던 페레즈는 당초 메츠의 최대약점으로 지적된 1번타자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3. 시리즈 전망

언제나 예측을 불허하는 양키스이기 때문에 시리즈를 예상해 본다는 것이 참으로 난감하다.

양키스와 메츠의 이번 시리즈는 불펜싸움이 될 전망. 두터움을 자랑하는 메츠와 리베라가 버티고 있는 양키스 중 어느쪽이 먼저 무너지느냐가 시리즈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메츠 입장에서는 중심타선이 데이빗 저스티스, 폴 오닐, 티노 마르티네스, 버니 윌리엄스 등의 좌타자로 구성된 양키스에 강점을 보이는 알 라이터와 마이크 햄튼이 등판하는 1, 2차전이 중요하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 메이저리그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조인스 스포츠에서
(http://sports.joins.com/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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