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환상의 롱게임 환장할 퍼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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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타이거 우즈가 혼다클래식 1라운드 18번 홀에서 퍼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플로리다 AP=연합뉴스]

공은 가장 잘 치고 퍼트는 가장 못했다.

타이거 우즈(37·미국) 얘기다.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7158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혼다 클래식 1라운드에서다.

 우즈의 롱 게임은 환상적이었다. 드라이브샷 거리(305야드)에서 4위, 정확도(71.4%)에서 28위에 올랐다. 드라이브샷의 거리와 성적을 합한 토털 드라이빙 항목에서 1위다. 아이언 샷도 좋았다. 그린 적중률이 83%로 2위였다. 당연히 드라이브 샷과 아이언 샷을 포함한 롱게임 통계인 볼 스트라이킹에서 1위다.

그러나 퍼트가 발목을 잡았다. 그의 퍼트 수는 34개로 144명 중 139위다. 홀에 붙여 놓고 넣지 못해 고개 숙이는 모습이 몇 번이나 나왔다. 결국 우즈는 1오버파 공동 68위에 그쳤다.

 문제는 이런 일이 습관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우즈는 유럽투어 아부다비 챔피언십에서도, AT&T 프로암에서도 공을 잘 치고 퍼트를 못해 우승을 놓쳤다. 특히 1.5~3m 사이의 부담 되는 퍼트를 잘하지 못했다. 대회 직전까지 우즈는 ‘퍼트로 얻은 점수’에서 -0.959로 105위다. 슬럼프 이전 우즈는 퍼트로 얻은 점수에서 +1에 가까운 수치를 냈다. 과거에 비해 그린에서 라운드당 2타 가까이 손해 보는 셈이다. 우즈는 “퍼트는 단 한 시간에도 다시 감을 찾을 수 있다”고 했으나 점점 더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스윙을 분석하고 퍼트를 하면서 우즈가 특유의 천부적인 감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와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은 4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다. 선두는 6언더파를 친 데이비스 러브 3세(48·미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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