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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들이 쓰던 입욕제 복원 … ‘메디컬 스파’로 지역 온천 특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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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역대 왕들이 피부질환치료를 위해 온양을 찾아 온천욕을 하면서 사용했던 전통입욕제가 복원됐다. 아산시는 대전대학교 온천의학연구소에 의뢰해 동의보감과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역대 왕들의 온궁에 사용됐던 내의원의 처방을 토대로 피부질환에 탁월한 입욕제를 복원해 특허 출원했다고 밝혔다.

입욕제 복원은 지난 2010년 8월 아산시, 대전대학교, 도고 파라다이스온천이 MOU를 체결한 후 1년6개월간의 연구 끝에 일궈 낸 성과다. 이번에 특허출원한 입욕제는 동의보감과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내의원의 처방중 25가지 약제를 선별해 가장 효과가 좋은 5가지 약제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시 문화관광과 최숙경 온천 개발담당은 “현재 시판이 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온천지역에서 입욕제에 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향후 전국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아산시의 온천이 ‘메디컬 스파’로 특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세규 아산시온천관광팀장, 안택원 천안한방병원장, 이덕범 스파운영팀장(왼쪽부터)이 실외 풀장에서 입욕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영회 기자]

 
동의보감·조선왕조실록 처방 토대로 특허 출원

28일 오전 11시 도고파라다이스 스파 실외 풀장. 안택원 천안한방병원장, 아산시 오세규 온천관광개발팀장, 이덕범 스파운영 팀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각기 다른 기관의 관계자들이었지만 이들의 관심사는 하나였다. 바로 온천수를 이용한 관광개발 상품이다. 이들은 풀장에 들어가 얼마 전 특허출원된 입욕제의 시판에 대해 논의를 벌였다. 또한 추후 연구예정인 온천수와 입욕제를 혼합한 신개념 한방목욕용품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

 “입욕제의 시판을 앞두고 용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오 팀장이 입욕제에 관련한 마케팅 방법을 고민하자 이 팀장의 새로운 제안이 이어졌다.

“용기에 아산시만의 지역적 특색이 묻어나야 된다고 생각해요. (아산)시 로고가 들어가고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병원 연구진들의 이름도 넣구요.”

안 원장은 탕 속에 (특허출원 된)입욕제를 섞으며 이렇게 얘기했다.

 “일단 이 한방입욕제가 도고 온천수와 섞이면 효능이 더욱 뛰어나다는 것도 입증해야죠. 그러기 위해선 온천수와 입욕제를 혼합한 새로운 상품 개발도 시급하구요.”

 평소 온천수에 관심이 많았던 안 원장은 우리나라만의 전통 입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옛날부터 온천에 대해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담은 서적들을 찾아 연구하기도 하고 온천수에 여러 약재를 혼합해보기도 했다. 또 해외의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위해 온천으로 유명한 일본과 독일 등지를 답사하기도 했다.

“온천으로 유명한 일본의 경우 온천수를 이용한 관광상품이 많이 개발됐어요. 온천수를 직접 가정으로 배달하기도 하더군요. 저도 입욕제를 연구하면서 체질에 맞는 한약 입욕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 원장은 연구진들과 함께 오랜 연구 끝에 온천수에 순수 한방생약제를 이용해 자율신경조절작용·항고혈압효과·요통완화효과·가려움증 등에 탁월한 한방 입욕제를 개발했다. 임상실험을 통해 그 효능도 입증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현종 임금은 다섯 차례나 온양행궁에서 피부질환을 치료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조선시대 임금들이 피부질환 치료를 위해 온양온천을 자주 찾았고 이때 마다 이 입욕제가 첨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 원장과 연구진들은 입욕제에 미백 등의 성분을 추가한 새로운 제품을 구상 중이며 온천수를 이용한 다양한 관광용품을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온천수 이용한 물티슈, 전국 60여 대형마트서 팔려

도고파라다이스 이덕범 스파운영 팀장과 오세규 아산시온천관광개발팀장은 2010년부터 온천수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지난해에는 도고 온천수를 이용한 물티슈와 여성 화장품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특히 도고 물티슈는 현재 전국 60여 개 대형마트에 납품될 만큼 인기가 좋다.

 “어느날 아토피가 심한 자녀를 키우는 고객이 ‘도고 온천수를 구입하고 싶다’는 문의를 한 적이 있어요. 온천을 즐기다 보니 자녀의 아토피 증상이 많이 좋아져서 일상에서도 온천수를 이용하고 싶다고 했어요.” 이 팀장이 도고 물티슈 개발을 생각하게 된 계기다. 이 팀장은 곧바로 오 팀장에게 시중에 100%도고 온천수를 이용한 물티슈를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을 부탁했다. 물티슈의 개발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대중화 되기 까지는 제약이 있었다. 대형 브랜드가 아니어서 대형마트가 이를 꺼려했기 때문이다.

 “지역상품이고 도고온천수만 사용해 타사 제품보다 안전하다고 납품을 제안했어요. 모든 곳에서 ‘노’했죠. 하지만 롯데마트 천안·아산점에서는 제 뜻을 이해하고 선뜻 자리를 내줬어요. 그 뒤 입소문을 타고 2개월여 만에 입점 점포가 늘어났죠.”

이 팀장은 물티슈가 인기를 끌자 이를 이용한 이벤트 마케팅도 진행했다. 물티슈 4묶음을 사면 도고 파라다이스 스파 50%할인권을 나눠주는 이벤트였다. 현재 이 할인권은 월 평균 500여 장이 회수되고 있다. 시와 천안한방병원, 도고파라다이스 스파는 앞으로 온천임상연구(요통, 경향통), 소아비만치료 효과 검증, 입욕제와 온천수 혼합시 아토피 및 피부염에 대한 효능 검증, 온천관련 상품 개발 등 ‘메디컬 스파’ 특화사업을 위해 계속 힘써나갈 계획이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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