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드래곤 볼' 무삭제로 다시 출판

중앙일보

입력

과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토리야마 아키라의 만화 〈드래곤 볼〉이 무삭제로 다시 출판되고 있다. 인기 만화의 복고라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일로, 앞으로 과거의 많은 인기 만화의 재출판이 기대된다.

이번에 재출판 된 〈드래곤 볼〉의 표지에는 '무삭제 완전판'이라는 말이 적혀있다. 그 말은 지난 90년 소년만화잡지 '아이큐 점프'에 연재되었을 때는 삭제된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다.

일단 몸이 갈라지거나, 터진다거나, 혹은 약간이라도 야한 장면이 나오면 그 부분을 검게 칠하거나, 아예 화이트로 알아볼 수 없게 하거나, 아니면 다른 그림을 그린다거나해서 보이지 않게 해두었었다. 물론 독자들은 그 점에 만족하진 않았지만, 당시에는 그런 일은 당연한 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일본 만화의 수입이 부쩍 늘고, 끔찍한 장면, 야한 장면에 대한 반응이 떨어졌는지, 그러한 장면에 대한 삭제가 줄어들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베르세르크〉와 〈바론공 배틀〉같은 경우이다. 〈베르세르크〉 같은 경우에는 좀비들의 끔찍한 모습과 정사 장면이 삭제 없이 나오고 있으며, 이보다 한 술 더 뜬 〈바론공 배틀〉같은 경우에는 성인이 봐도 놀랄만한 끔찍한 장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5세이상 관람가로 나오고 있다.
그렇게 '만화적 허용'에 대해 세상이 관대해지기 시작하면서 〈드래곤 볼〉도 무삭제 판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기존의 〈드래곤 볼〉이 너무나 열악한 출판이었다는 점에 비하여, 깨끗한 종이로 만든 새로운 책으로 나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출판 기술은 이미 일본의 출판기술을 따라잡고 넘을 만큼 발전해있음에도 불구하고, 만화에 대해서는 그런 고급스러운 출판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만큼 과거에 출판된 만화의 대부분은 20년도 못 갈 정도로 질 나쁜 종이로 만들어졌으며, 이런 종이들은 세균에 대한 저항도 낮아 금방 썩어버리곤 했다.

만화의 왕국인 일본의 경우 대부분의 과거 인기만화들은 최고급의 종이를 사용하여 재출판을 하고 있다. 그만큼 만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존중해주고 있다는 증거다.

이번 〈드래곤 볼〉의 최신판의 출시를 통해 우리나라 만화계에서도 출판에 대한 변화가 일었으면하는 바램이다.
무삭제판 〈드래곤 볼〉은 모두 42권 분량으로 출간될 예정으로 현재 4권까지 출간되었다.

Joins 하승빈 사이버리포터 <cityknight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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