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장대일 "두번 좌절은 없다"

중앙일보

입력

그라운드의 풍운아 장대일(25.부산 아이콘스)이 제2의 축구 인생을 힘차게 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성남 일화에서 부산으로 이적한 장은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해소하며 팀의 든든한 대들보로 자리잡았다.

장이 스위퍼로 기용된 이후 부산은 경기 막판 몇분을 버티지 못하고 동점골을 허용해 승부차기에서 무너지는 악몽에서 벗어났다.

정규 리그 중반까지 최하위에 머물렀던 부산은 3라운드 6승3패로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다.

아깝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선수들은 남은 아디다스컵이나 FA컵 중 하나는 반드시 우승한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제2의 홍명보' 로 불리며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 출전했던 장은 그해 성남에 입단한 이후 차츰 팬들의 기억에서 멀어져갔다.

공격수에서 윙백으로, 다시 중앙 수비로 포지션이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자리를 잡기 힘들었고 부상으로 2군으로 떨어진 뒤에는 다시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좌절과 방황 끝에 숙소를 무단이탈해 패션 모델로 '외도' 를 하기도 했다. 그러던 장에게 기회가 왔다. 연세대 시절 은사인 김호곤 부산 감독이 그를 불러들인 것이다.

원래 포지션인 스위퍼로 고정 출장해 심리적 안정을 찾으면서 장의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수비진을 지휘하며 정확한 위치 선정으로 위기를 미리 막았고 예리한 전진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국내 최고의 패싱력을 지닌 수비수' 라는 명성이 되살아났다.

장은 "한 차례 좌절을 겪으면서 내적으로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 며 "이젠 한눈팔지 말고 축구에만 몰두해 2002년 국가대표로 다시 월드컵 무대를 밟고 싶다" 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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