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처럼 구부릴 수 있는 태양전지 세계 첫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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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종이처럼 마음대로 구부릴 수 있는 태양전지(사진) 제조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김호용)은 창의원천연구본부 이동윤(51)·차승일(38) 박사팀이 나노기술과 섬유기술을 접목해 ‘종이형 유연(flexible) 태양전지’ 제조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술은 그동안 제기됐던 태양광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음으로써 새로운 태양전지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창호지 문 구조를 응용한 이 태양전지는 금속 격자와 세라믹 종이, 나노 섬유 등을 사용해 가볍고 내구성이 강한 데다 종이처럼 마음대로 구부릴 수 있다. 다양한 형상으로 제작도 할 수 있다. 유연성이 없는 기존 실리콘이나 유연성이 있더라도 굽힘에 한계가 있는 박막 태양전지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모바일 기기나 건물의 창문, 의류 등에 자유로운 탈·부착도 가능해 건물용·군사용·해양용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연구성과와 관련해 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 기술은 에너지·환경 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에너지 앤드 인바이런먼털 사이언스(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의 이슈 논문에 선정됐으며,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케미스트리 월드(Chemistry World)’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한층 발전시켜 양산화에 유리한 신공정과 소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차승일 박사는 “이른 시일 내에 기술을 기업에 이전할 계획”이라며 “양산화에 성공하면 종이형 태양전지를 기존 태양전지의 절반 이하인 와트당 0.5달러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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