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끝이 없는 한국 축구의 추락…쿠웨이트에 패배

중앙일보

입력

지나친 자신감이었을까. 열번의 기회를 못 살린 한국과 한번의 기회를 골로 연결시킨 쿠웨이트의 승부는 결국 한국에게 또 다시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아픔을 만들었다.

한국은 17일 새벽(한국시간)
트리폴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예선 2차전에서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1 - 0으로 패해 자력에 의한 8강 진출이 어려워졌다.

한국으로서는 이른 새벽 축구를 지켜보는 한국 팬들에게 독한 술 한잔이 생각날 정도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대표팀의 장점인 좌우측면돌파는 사라졌고 수비에 중점을 둔 쿠웨이트의 역습은 한국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쿠웨이트가 골 결정력마저 겸비했다면 한국으로서는 전반에만 4골 이상을 허용했을 경기.

이미 경기 전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승부는 미드필더 싸움에서 결정났다.

한국의 미드필더에서 전방으로 연결되는 수많은 패스는 중간에서 차단당하기 일쑤였지만 쿠웨이트의 몇 안 되는 패스는 위협적인 슈팅으로 이어졌다.

전체적인 슈팅 수는 한국이 많았지만 결정적인 기회는 오히려 쿠웨이트가 많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한국의 졸전이 어느정도 였는지 알 수 있다. 골 포스트에 맞으면 진다는 징크스조차 변명으로 들릴 정도로 완패였다.

쿠웨이트는 경기 초반부터 수비에 역점을 두고 역습을 노렸다. 이에 반해 한국은 지나치게 공격 일변도의 전술로 맞섰다. 미드필더부터 강한 압박수비를 펼친 쿠웨이트에 비해 한국은 상대를 너무 우습게 생각했다.

경기 전 쿠웨이트의 양쪽 윙백이 공격하는 틈을 노리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전술은 미처 펼쳐보지도 못했다.

수비진의 붕괴로 그 어느 때보다 공격진의 분발이 필요했지만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대표팀에게 승리는 먼 이웃의 말과 비슷했다. 수비 조직력이 완전히 와해되면서 쿠웨이트에게 날카로운 좌우측면 센터링을 쉴새 없이 허용했다.

특히 한국의 왼쪽은 번번히 쿠웨이트의 공격진에게 골과 다름없는 기회를 제공했다.

결국 전반 43분 바샤르 압둘라가 한국 수비수 2명 사이로 연결해준 패스를 스트라이커 알 후아디가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차 넣어 이날의 유일한 득점을 만들어냈다.

전제적으로 한국의 특유의 빠른 측면 돌파를 상실한 채 지나치게 짧은 패스에 의한 중앙돌파만을 노리는 단조로운 전술로 스스로 패배를 불렀다. 선수들의 저조한 컨디션도 한국의 패배에 일조했다.

한편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중국이 전반 초반 10분 사이에 3골을 몰아넣는 뛰어난 집중력을 선보이며 인도네시아를 4 - 0으로 대파하고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로써 예선 B조에서는 중국이 1승 1무를 기록하며 조 선두로 뛰어 올랐고 한국은 1무 1패의 저조한 성적을 남기며 3위로 추락했다.

Joins 금현창 기자<lafirst@joins.com>

◆ 아시안컵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조인스스포츠에서
(http://sports.joins.com/asp/series.asp?scode=asicup&sv=spot&src=worl&inc=asicup&ty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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