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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공연

중앙일보

입력

● 서편제
3월 2일 ~ 4월 22일 유니버설아트센터 3만~9만원. 문의 1666-8662

처음 ‘서편제’를 뮤지컬로 제작한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공연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판소리를 주제로 하는 장대한 스토리를 뮤지컬로 잘 담아낼 수 있을지, 대중적이고 트렌디한 작품에 익숙한 관객들이 이를 고루하고 재미없게 느끼지는 않을지 걱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 초연한 뮤지컬 ‘서편제’는 한국의 전통적인 판소리를 현대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한이 서린 판소리로 객석을 압도한 배우들의 연기도 큰 역할을 했다. 덕분에 다음해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최우수창작뮤지컬상을 포함한 연출상, 여우주연상, 다수의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곧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는 두 번째 ‘서편제’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

 ‘서편제’는 우리의 소리를 지키려는 유봉과 그의 뜻에 따라 판소리를 이어나가는 송화, 아버지를 등지고 로커가 된 동호의 이야기다. 동호는 한을 품은 좋은 소리를 내게 하기 위해서 딸의 눈을 멀게 한 아버지를 미워한다. 가족을 떠났던 동호가 누이인 송화를 찾아 나서면서 세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뮤지컬에서 동호는 아버지가 추구하는 것의 대척점에 서서 현대음악의 길을 선택한다. 또 판소리를 하는 송화가 극의 중심에 있긴 하지만 뮤지컬에서는 판소리뿐만 아니라 팝과 록 등 다양한 음악이 드라마를 이끈다.

 이번 공연은 대극장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를 통해 더 풍성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주자들이 무대 위에 올라오는 이색 장면을 연출한다는 소식도 흥미롭다. 뮤지컬 ‘서편제’는 창작뮤지컬 연출 경험이 많은 조광화가 극작가로 참여했고, 매번 감각적이고 특색 있는 무대를 선보여 온 이지나가 연출을 맡았다. 대중 음악계에서 잘 알려진 윤일상은 ‘서편제’를 통해 뮤지컬 작곡가로 데뷔하기도 했다. 음악감독은 국내 유수 뮤지컬 음악을 지휘한 김문정이 맡았다. 송화역에는 재능 많은 판소리꾼 이자람과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 차지연이 더블 캐스팅 됐다.

● 3월의 눈
3월 1일 ~ 3월 18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 3만~5만원. 문의 02-3279-2233

지난해 3월, 첫 공연을 선보였던 ‘3월의 눈’은 아련히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다. 작품과 하나가 된 노배우들의 연기가 담담한 극의 느낌을 살렸다는 평이다. 카페와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관광지처럼 변해버린 동네에서 한 노부부는 손자를 위해 함께 살던 한옥을 팔고 떠날 준비를 한다. 노부부는 소리 내서 슬퍼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 없는 눈길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상실감을 전한다. 관객들은 그런 모습에서 큰 감동을 느낀다. 초연에서 배우 백성희와 장민호가 노부부 역할을 맡았었고, 이번 공연에서는 박근형이 장민호의 자리를 대신한다. 오영수와 박혜진이 노부부 역에 더블 캐스팅 됐다.

● 김종욱 찾기
~ open run 대학로 예술마당 1관 전석 5만원. 문의 1577-3363

‘김종욱 찾기’는 2006년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대학로 대표 로맨틱 코미디다. 올해로 여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 첫사랑 때문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한 여자와 그녀의 첫사랑을 찾아주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다. 지난해에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아름다운 추억의 첫사랑과 일견 별 볼일 없어 보이는 현실 속의 사랑, 둘 중 결국 빛을 발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준다. 세 명의 배우가 전부지만, 1인 다역을 맡은 배우의 활약 덕에 다채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4인조 밴드의 라이브 연주를 함께할 예정이어서, 더 신나는 무대를 기대해도 좋다.

● 모범생들
~ 4월 29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전석 3만원. 문의 02-762-0010

연극 ‘모범생들’에는 네 명의 남자 배우가 등장한다. 첫 장면은 고교 동창의 화려한 결혼식. 화장실에서 만난 세 남자는 은근한 견제로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는 그들의 고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고등학교 3학년들의 일상에서 조차 돈과 학력이 최고의 무기로 작용하는 현실을 볼 수 있다. 학교뿐만 아니라 알고 보면 한국 사회 전체에 타고 날 때부터의 계급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네 개의 책상과 의자만을 놓은 무대 위에서 배우들은 빠르고 리드미컬한 움직임으로 시공간을 오간다. 탄탄한 극본과 감각적인 연출로 작품의 메시지가 명확하게 전달된다.

● 목란언니
3월 9일 ~ 4월 7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전석 3만원. 문의 02-708-5001

지난 해 워크숍 공연을 선보였던 ‘목란언니’가 올해 정식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주인공인 탈북자 목란은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조대자의 집에서 일을 도우며 입북을 준비한다. 조대자는 룸살롱을 운영하며 세 남매를 힘들게 키우지만, 자식들은 다양한 이유로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 순수하지만 똑똑한 목란은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조대자의 가족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목란은 점점 더 한국에서의 삶에 회의를 느낀다. 탈북자들의 삶과 고민, 또 그들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한국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대중음악가 하림이 음악을 맡았다.

● 밀당의 탄생
~ 4월 29일 PMC대학로자유극장 전석 3만원. 문의 02-738-8289

지난 연말 초연한 ‘밀당의 탄생’이 연장 공연에 이어 앙코르 공연을 갖는다. ‘밀당’이란 연인 관계에서 밀고 당기는 심리전을 뜻하는 신조어다. ‘밀당의 탄생’에서는 ‘밀당’의 기원을 삼국시대 선화 공주와 서동 설화에서 찾았고, 그 내용을코믹하게 풀어낸다. 선화 공주와 서동은 최신 로맨틱 드라마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다양한 연애기술로 상대를 꾀는 고수들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것은 소재뿐만이 아니다. 북 장단에 맞춘 판소리, 가야금과 대금의 선율 같은 전통적인 음악 뒤에 펑키한 리듬과 랩이 숨어있어 연극의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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