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비동기식' 티켓 놓고 경쟁

중앙일보

입력

비동기식 IMT-2000 사업권 2장의 티켓을 놓고 한국통신, SK텔레콤, LG 등 IMT-2000예비사업자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정보통신부가 올 연말 선정하는 IMT-2000사업권 디켓 3장중 1장은 반드시 동기식을 포함시키겠다는 초강수를 두고 나섬에 따라 3사중 1사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동기식을 채택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T-2000사업자 3사중 동기식 1사를 포함시키는 내용의 IMT-2000기술표준 정책이 확정,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한통, SK텔레콤, LG 등 예비사업자 3사는 기존의 비동기식 선호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어 이달말로 예정된 IMT-2000 사업권 허가신청서 제출마감 때까지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정통부도 3사가 모두 비동기식으로 사업권을 신청할 경우 1사를 탈락시키고 내년에 또다시 1사를 추가로 선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어 3사를 상대로 사전 조율작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3사중 어느 업체가 동기식으로 방향을 선회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비동기식을 선호하던 3사의 태도로 미뤄볼 때 끝까지 비동기식을 고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기술표준 정책변경이 있기 전과 달리 정통부는 한층 유리한 위치에서 이들 3개 예비사업자들을 상대로 동기식 유도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돼 3사중 1개사가 최대한의 '인센티브'를 보장받고 전격적으로 동기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아졌다.

정통부가 정책변경을 통해 `1사 탈락'이라는 칼을 빼어든 만큼 IMT-2000사업권에 기업의 사운을 건 3사중 한 곳이 사업권 탈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동기식을 채택하는 선에서 만족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관련업계에서 `동기식' 이라는 멍에를 짊어질 업체로 우선 꼽고 있는 업체는 한통이다. 이어 SK텔레콤, LG텔레콤 순으로 동기식 채택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견해가 많다.

정부는 한통지분 57%를 갖고 있는 실질적인 주인이어서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막판까지 비동기식 채택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대주주 자격으로 한통에 대해 동기식 채택 압력을 가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안병엽장관이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통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냐는 질문에 "타업체와 똑같이 대할 것"이라고 말해 최소한 드러내놓고 한통에 압력을 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통측은 "현재 3사가 비동기식을 선택해 1사가 탈락하는 경쟁에 들어가더라도 강력한 유.무선서비스를 함께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등을 볼때 심사에 우위에 있다"면서 비동기식으로 사업권을 신청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정부의 이번 정책변경에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SK텔레콤측은 10일 정부발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이번 정책변경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SK로서는 이같은 불만의 톤을 높여가며 정부와의 일정거리를 두면서 동기식 유도전략에 휘말리지 않는 한편으로는 타 사업자들의 공세가 자신들로 집중될 것에 대비, 치밀한 대응논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우리나라가 CDMA의 종주국인 만큼 후발사업자가 동기식을 맡아도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지만 비동기식은 선두 지배적 사업자가 뛰어들어야 세계 유수의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다"며 비동기식 고수입장의 논리를 펴고 있다.

초장부터 비동기 진영임을 공언해온 LG측도 최대주주가 LG전자인 점을 강조하면서 장비제조업체와의 기술 협력계획 우수성, 사업계획서 작성능력 경험, LG텔레콤, 데이콤 등의 유.무선인프라 강점, 무선인터넷 우위, 천리안, 채널아이 등의 풍부한 콘텐츠보유 등을 들어 타 사업자에 비해 결코 불리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3개 예비사업자들은 이처럼 '비동기식'고수방침을 분명히 밝히면서 '1사 탈락'에 자사가 포함될 경우 내년에 동기식으로 다시 신청하면 된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있어 정부의 사전조율 작업이 결코 순탄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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