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4년 … MB와의 인연 고리로 본 고위직 944명 인사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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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에서 지난 4년간 두 차례 이상 고위직을 거친 인사는 10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직은 청와대 비서관 이상, 정부부처 차관 이상, 공공기관 기관장과 상임감사다.

이들 중 67%는 최소 하나 이상 대통령과 ‘인연의 고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연의 고리’란 대통령의 인생 경력인 ‘영남-고려대-현대그룹-한나라당(현 새누리당)-서울시-선거캠프-인수위원회’를 뜻한다. 본지 탐사팀이 MB 정부 고위직 인사 944명을 대상으로 여러 요직을 거친 인사들을 분석한 결과다.

이들은 지역적으로 영남 출신이 39%로 가장 많았다. 또 대통령선거캠프와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신이 각각 33%에 달했다.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 출신도 전체의 18%다.

 탐사팀 분석에 공동 참여한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사회학) 교수는 “101명의 사회관계망을 분석한 결과 이명박 대통령과 인생 공통점이 하나 더 증가했을 때 요직에 다시 오를 확률이 43% 증가하며, 특히 세 차례 이상 요직을 차지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면 확률은 57%로 더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대통령과 인연의 고리가 많을수록 여러 자리에 기용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101명 가운데 세 차례 이상 요직에 기용된 인사는 24명이다. 이 가운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4년간 총 네 차례 중용됐다.

 이 대통령과 4개의 ‘인연의 고리’를 갖고 있는 박 장관은 정부 출범 때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출발했다. 광우병 촛불시위로 정권이 어려움에 처하자 국정기획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듯했으나 곧바로 고용노동부 장관을 거쳐 지난해 6월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그는 경남 마산 출신으로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로 있다가 2004년 제17대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치권에 들어섰다. 이 대통령과의 본격적 인연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다. 그는 인수위에서 정부 혁신 및 규제개혁TF팀장을 맡아 새 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작업을 주도했다.

 최중경 전 장관도 박 장관과 마찬가지로 기획재정부 1차관-필리핀 대사-청와대 경제수석-지식경제부 장관 등 네 차례나 정권 요직에 올랐다.

◆탐사팀=최준호·고성표·박민제·김경희·노진호 기자, 김보경 정보검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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