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문서 작성은 미국산 MS 워드 ‘아이러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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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과학원 산하 이과대 컴퓨터실에서 작업 중인 연구원들. [사진=중앙포토]

미국을 '철천지 원수' 취급하는 북한이 공공 기관에서 문서를 작성할 때는 정작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워드(MS Word)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대다수 컴퓨터가 미국 컴퓨터 운영체계인 Window XP를 사용하고 있고, 프린터 기기도 미국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최근 일본의 북한 전문 매체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공공기관의 컴퓨터에서 이동통신 등록신청서를 확인한 결과, 이 문서가 MS워드로 작성돼 있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독자적으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지만 대부분 윈도우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RFA는 지난해 북한에서 해당 방송 홈페이지를 접속한 방문자는 180명이었으며, 16개의 고유주소를 추적해 보니 접속한 대부분의 컴퓨터가 Window XP, Window 7등 미국의 컴퓨터 운영체계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북한 내 컴퓨터 전문가들을 통해 '붉은별'이라는 북한식 운영체계를 개발했으나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운영체계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붉은별 소개 동영상에서도 붉은별이 사용할 수 있는 프린터의 종류가 미국의 HP와 일본의 앱손, 캐논 등이라는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일성 종합대학의 컴퓨터실이 HP와 Dell사의 컴퓨터로 채워져 있고 전자도서관에는 입체화면으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HP 대형텔레비전이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북한 고위층에서는 이미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고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해 최신형 아이패드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북한은 미국의 IT 체계에 푹 빠져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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