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하네다 '셔틀기' 개설 추진중

중앙일보

입력

한.일간 하늘길이 극심한 체증을 빚고 있다. 지난해 연인원 3백23만명이 양국을 왕래하면서 현재의 비행편수로는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와 항공업계는 이같은 상황을 뚫을 타개책으로 김포공항과 도쿄(東京)시내의 하네다(羽田)공항간 셔틀기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강력하게 희망의사를 밝힐 정도로 적극적이다.

일본의 관문격인 나리타(成田)국제공항을 제쳐두고 국내선 전용인 하네다 공항 취항을 선호하는 것은 도쿄 도심으로 진입하는데 하네다가 절대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나리타의 경우 도쿄 도심까지 두시간 가까이 걸려 김포~나리타간 비행시간과 맞먹는 반면 하네다에선 모노레일로 30분이면 도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하네다 공항이 이미 포화상태여서 새로운 노선을 취항할 여유가 없다는 것.

하지만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나리타 공항이 위치한 지바(千葉)현의 반대가 극심하다. "하네다 공항이 한.일 노선 취항으로 국제공항이 되면 나리타는 공동화될 것" 이라며 지역출신 정치인들과 관민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미국 등 여러 나라가 하네다 취항을 희망하고 있는 마당에 한국에만 특혜를 줄 수 없다는 고민도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 미국과 캐나다가 주요 도시간에 셔틀기 운항을 하고 있다는 점과 월드컵 공동개최 등 한.일간 특수한 사정을 들며 일본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기본입장은 나리타 공항의 제2활주로 완공으로 공항사정에 숨통이 트이는 2002년 5월까지 기다려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양국간 왕래가 잦은 일본 경제인은 물론 일반인 사이에서도 셔틀편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피부로 느끼는 불편이 극심한데다 "한.일간 우호협력을 강화하자면서도 여객 운송조차 해결 못한데서야 말이 되느냐" 는 한국 정부의 주장에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는 지난 3일 운수성에 하네다 취항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 일본 언론들은 4일 운수성이 수학여행과 단체여행객을 위한 심야 전세편에 한해 하네다 취항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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