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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스타스토리10. 마쓰이 가즈오

중앙일보

입력

세이부 라이온즈 공식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메인화면을 장식하고 있는 투수와 타자의 모습이 눈에 띈다. 투수는 마쓰자카이고 타자는 마쓰이 가즈오이다.

이는 현재 세이부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투수에선 마쓰자카, 야수에선 마쓰이라는 걸 알려주는 상징적인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두 선수가 세이부 전력의 중추임과 동시에 세이부 팬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세이부의 유격수 마쓰이 가즈오(25)는 세이부 타선의 핵이고 나아가 퍼시픽리그의 최고스타이다. 마쓰이는 스즈키 이치로와 더불어 90년대 퍼시픽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라 할 수 있다.

올해 일본야구기구가 실시한 금세기 베스트 나인투표에서 마쓰이는 일본프로야구 초창기의 전설적인 유격수인 히로오카(요미우리)와 요시다(한신)를 제치고 유격수부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퍼시픽리그 현역선수로는 이치로와 마쓰이만이 유일하게 선출되었다.

올해 프로 7년차인 마쓰이는 기요하라(요미우리),구와타(요미우리),다쓰나미(주니치) 등을 배출한 야구명문 오사카 PL고교 출신이다. 93년 고교를 졸업한 마쓰이는 당시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던 세이부에 94년 전체 드래프트 3위로 입단했다.

그러나 94년 마쓰이는 1군에서 단 한경기도 뛰지못하고 2군에서 입단 첫해를 보내야만 했다.

마쓰이는 이듬해 히가시오 오사무 감독이 취임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95년 마쓰이는 69경기에 출장해 도루를 21개나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96년부터 주전으로 도약한 마쓰이는 타고난 잠재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이후 해가 거듭될수록 더욱 발전된 기량을 보인 마쓰이는 99년까지 전경기에 출장하며 세이부 공격의 핵으로 떠오르며 공수주에서 팀을 리드하고 있다.

마쓰이는 한마디로 공수주 3박자를 완벽하게 갖춘 만능선수이다. 데뷔초 마쓰이는 타격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처음 히가시오 감독의 눈에 띈 것도 타격보다는 뛰어난 주루능력과 수비의 덕이 컸다.

하지만 97년부터 마쓰이는 타격에서도 재질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97년 첫 3할에 진입한 이래 마쓰이는 작년까지 3년연속 3할을 기록하고 있다.(작년까지 통산타율이 0.302에 이른다.)

올해 역시 3할이 확실시되는 마쓰이의 장점은 정교함과 꾸준함이다. 스위치타자인 마쓰이는 좌,우투수에 구애받지 않고 공을 맞추는 재주가 뛰어나다. 또 발이 빠르기때문에 내야안타도 곧잘 만들어낸다. 3년연속 3할과 97년 23게임 연속안타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기복없는 꾸준함도 겸비하고 있다.

주루 역시 마쓰이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97-99, 3년연속 도루1위에 빛나는 마쓰이는 지난 5년 동안 통산 도루수가 벌써 208개에 이른다. 올해 역시 리그 도루 2위(23개)를 마크하며 4년연속 도루왕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무려 62개의 도루를 해낸 97년, 마쓰이는 생애 처음 출전한 올스타전에서도 1경기에서 4도루를 해내는 올스타 신기록을 세우며 올스타 신인왕과 MVP를 독차지하기도 했다.

마쓰이의 발은 도루에서만 빛나는게 아니다. 거의 매년 마쓰이는 2루타와 3루타를 가장 많이 친 타자로 등록된다. 비교적 장타력이 약한 마쓰이로서 의외의 기록이라 생각될지도 모르겠지만 이는 그만큼 단타를 치더라도 그의 베이스러닝이 센스있고 과감하다는 뜻이다.

이런 뛰어난 주루플레이로 올해 마쓰이는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고, 올시즌도 현재 퍼시픽리그 2루타(39개),3루타(11개)부문 1위에 올라있다.

유격수로서 세이부 내야진을 리드하고 있는 마쓰이는 골든글러브 2회수상, 3년연속 베스트나인이 보증하는 수비역시 흠잡을 데 없는 선수다.

하지만 이렇게 공수주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는 마쓰이에게도 한계는 있었다. 그 한계는 다름아닌 이치로란 큰 벽이었다. (마쓰이에겐 불운하게도) 동시대에 같이 전성기를 맞은 이치로란 거목에게 마쓰이는 번번히 가려졌다. (마치 90년대초 이종범의 그늘에 가렸던 유지현처럼.)

90년대말 줄곧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도 마쓰이는 최우수선수나 올스타1위와 같은 인기도는 물론 타격왕,최다안타같은 타이틀까지도 모두 이치로에게 밀리는 비운의 2인자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점점 마쓰이는 이치로의 일방적인 독주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98년 처음으로 이치로를 누르고 퍼시픽리그 MVP에 등극했고, 작년에는 최다안타 타이틀도 뺐어냈다. 이미 도루부문은 97년부터 일찌감치 이치로를 능가하고 있다.

내년쯤 이치로가 FA로 메이저에 진출할 경우, 마쓰이는 퍼시픽의 대표타자 직위를 이치로로부터 계승받을 기반을 차근차근 닦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마쓰이가 소속된 세이부 라이온즈는 퍼시픽리그 최고의 명문구단이다. 50년대엔 미하라 감독의 지휘아래 이나오와 나카니시가 3연패를 이루었고, 80년대말과 90년대초엔 모리 마사아키감독이 기요하라와 구도를 앞세워 일본시리즈 3연패를 2번이나 해낸 통산 일본시리즈 우승 11회에 빛나는 명문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마쓰이가 라이온즈의 일원이 된 뒤 세이부는 단 한번도 일본시리즈를 정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세이부는 우승전력을 갖추고 있는 강호로 평가되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 올해도 최강전력이란 평가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우승에서 멀어져 있다.

우승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타력이다. 90년대초 기요하라,아키야마 등이 떠나고 타선이 너무 약화되버렸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세이부는 팀 방어율은 리그1위(3.79)였지만 팀 타율,팀 홈런 모두 꼴찌인 타력의 부진이 우승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이는 세이부의 주포인 마쓰이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세이부 타선이 살아나는데 마쓰이가 중심이 되어 주어야만 할 것이다. 명가 세이부의 제3기 전성시대 가능여부는 마쓰이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쓰이 가즈오(松井 稼頭央)-

▶생년월일: 1975년 10월23일
▶신장,체중:177cm,78kg
▶소속팀:세이부 라이온즈(94년 입단) 백넘버:7
▶통산성적:604게임714안타,232타점,208도루 통산타율0.302(99년까지)
▶올해성적:124게임164안타,84타점,23도루, 타율0.322(9.30까지)
▶수상경력: 97-99도루1위, 99최다안타1위,골든글러브 2회수상
98년 퍼시픽리그MVP,97-99 베스트 나인
97-2000올스타,97올스타 MVP,신인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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